국내 최대 실리콘 음극재 회사인 대주전자재료가 증설에 나선다. 2024년 말까지 실리콘 음극재 생산능력을 지금보다 5배 늘린다. 증가하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증설이다.
대주전자재료는 현재 연산 2000톤 규모 실리콘 음극재 복합산화물(DMSO) 생산라인을 내년 말까지 1만톤으로 확대키로 하고 투자에 착수했다. 최근 공시를 통해 밝힌 569억원 외에 올해, 내년 추가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5배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총 투자 규모는 3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리콘 음극재는 차세대 배터리 소재로 주목받는 제품이다. 배터리 충전용량 확대와 충전 효율을 높여 전기차 충전 시간을 단축하고 더 오래 달릴 수 있게 돕는다.
포르쉐 전기차 타이칸에 실리콘 음극재가 첫 상용화되면서 부상하기 시작했다. 대주전자재료가 실리콘 음극재를,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를 만들어 타이칸에 적용했다.
현재 상용화된 실리콘 음극재는 실리콘 탑재 비중이 5% 정도다. 배터리 및 소재 회사들은 이 비중을 끌어 올리려 시도하고 있다. 실리콘 100% '퓨어 실리콘' 개발이 대표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성능 향상과 동시에 음극재의 주원료인 흑연을 대체하기 위해 이 같은 개발을 추진 중이다. 천연 흑연을 실리콘으로 대체하면 배터리 가격을 낮출 수 있고 자원 의존도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주전자재료는 2019년부터 LG에너지솔루션에 실리콘 음극재를 공급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실리콘 5% 음극재를 시작으로 전기차 배터리 쪽 수요가 급증하면서 성장 중이다. 2020년 1500억원 정도던 회사 매출은 2021년 1900억원대로 늘어났고, 지난해는 2000억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도전성 페이스트 중심 사업구조에서 실리콘 음극재가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6에도 대주의 실리콘 음극재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전자재료는 시장 성장에 발맞춰 중장기적으로는 2025년 2만톤, 2027년 4만톤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지속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사가 위치한 시흥 외 전북 새만금 산업단지에도 신규 공장을 준비 중이다. 새만금 공장은 올해 착공할 예정이다.
실리콘 음극재의 성장 가능성에 이 분야 진출과 투자를 확대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SK㈜ 머티리얼즈 계열 실리콘 음극재 업체인 SK머티리얼즈그룹14는 1공장을 가동하기도 전에 최근 2공장 투자를 시작했으며, 포스코케미칼과 한솔케미칼도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실리콘은 흑연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지만 리튬이온과 만나면 부피가 4배 이상 팽창하는 문제가 있어 이를 해결할 수 있느냐가 기술력의 차이로 여겨진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