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앞두고 다시 충돌…택배업계, 파업 조짐에 '전전긍긍'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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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업계가 연초부터 노조와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노조 총파업으로 배송 대란 등 몸살을 앓은 바 있다. 설 대목을 앞두고 또다시 '파업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전국택배노조는 최근 서울 종로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택배요금 인상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CJ대한통운이 택배 요금 인상분을 택배 노동자 처우 개선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앞서 CJ대한통운은 이달부터 기업고객 택배요금을 판가 가이드상 평균 122원 인상하기로 했다.

노조가 또다시 파업에 나설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현장에서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강경 대응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9일 노조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구체적인 투쟁 방향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와 비슷한 양상이다. 앞서 택배노조는 지난해 초 CJ대한통운 택배비 인상분 배분을 요구하며 파업을 실시한 바 있다. 약 65일간 이어진 파업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 배송 문제까지 발생했다. CJ대한통운 본사를 점거해 농성을 벌이는 등 물리적 마찰도 있었다.

CJ대한통운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택배비 인상은 유류비, 인건비 등 급격한 원가상승 부담 해소, 지속적인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인상에 앞서 대리점 연합과 수 차례 사전 협의를 진행한 만큼 일방적인 요금 인상도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부분 파업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택배노조 롯데본부 소속 300여명은 지난달 19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롯데택배 모 대리점에서 택배기사 고용·산재보험료 등을 착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본사가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으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일부 대리점에서 배송 물품을 잔류시키고 있지만 아직 배송에는 차질이 없다”며 “원청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직접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초 파업 리스크가 다시 불거지며 업계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물동량이 많은 설 연휴를 앞두고 있는 만큼 총파업은 큰 부담이다. 각 사는 물동량 증가에 앞서 일제히 택배 예약 서비스를 제한하는 등 대응태세에 돌입했다. 국토교통부 또한 1월 물동량이 11월 평균 대비 최대 25%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약 6000명 임시 인력을 투입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물동량 증가, 원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노조와 마찰이 잦아지는 양상”이라며 “다만 일부 파업으로 인해 영업 활동을 이어가는 기사님이 피해를 볼 수 있어 원만한 해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