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전사자원관리(ERP) 솔루션 대표 브랜드 개발을 위해 15년 외길을 걸어왔다.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직원들과 똘똘 뭉쳐 극복했다. 그 결과 대한민국 공공 ERP 시장 한 자리를 당당히 꿰찬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
박정수 씨앤에프시스템 대표는 굳건한 마음으로 한 가지 목표를 향해 정진해온 게 오늘날 씨앤에프시스템을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씨앤에프시스템은 공공기관 특화 ERP 솔루션 올샵(ALL#) 개발사다. 올샵은 전국 주요 공공기관과 대학에 보급되며 매년 고객사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는 경상북도 산하 21개 공공기관 ERP를 일원화해 민간 클라우드 기반 통합업무시스템로 전환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그동안 성과를 기반으로 해외 진출도 준비 중이다.
박 대표는 힘든 시기에도 외부 투자를 받지 않고 스스로 걸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같은 그의 신념은 오늘날 씨앤에프시스템이 흔들림 없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
박 대표를 만나 씨앤에프시스템의 사업 현황과 올해 계획을 들어봤다.
대담=안호천 ICT융합부장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직장을 다니다 정부가 회계제도를 바꾸면서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이를 기반으로 2001년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정부에서 회계인상 대통령 표창 등도 받았지만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때 어려움을 이기지 못했다.
2009년 심기일전하고 씨앤에프시스템을 만들었다. 설립한 지 올해 벌써 15년차가 됐다.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이 살려면 자체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표 브랜드를 갖기 위해 특화 제품을 만들었다. 그렇게 만든 게 '올샵(ALL#)'이다. 우리는 10년을 준비했다.
포트폴리오는 '334 전략'이었다. 시스템통합(SI)에 30% 시스템운영(SM)에 30%, 솔루션 개발에 40%를 집중하는 것이었다. 공공기관 특화 ERP 솔루션 올샵이 나온 게 2017년이었다.
-올샵은 공공 ERP 분야 독보적 기술력과 입지를 확보했다. 어떤 부분에 주력하고 중점 투자했는가.
▲우리는 정부, 공공기관 재정시스템 전문기업으로 회사 설립 때부터 '공공 시장'만을 목표로 사업을 수행해 왔다.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 재정시스템(이호조) 구축·운영 사업을 시작으로 주택금융공사, 예금보험공사, 도로교통공단 등 많은 공공기관 재정회계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올샵 ERP는 기존 ERP 시스템이 기능확장이 어렵고, 타 시스템과의 연계가 원활하지 못한 점, 기관특성이 잘 반영되지 못하는 점 등을 개선해 시스템에 반영했다. 공공분야에서 향후 구축형으로 ERP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더 이상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기술인증 GS 1등급을 받아 조달에 등록해 솔루션으로 보급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나아가 클라우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위해 공공기관 ERP 솔루션 최초로 클라우드보안인증제(CSAP)를 획득해 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 파스타(PaaS-TA) 전문기업으로 등록했다. '디지털서비스 이용지원시스템'과 '조달청 디지털서비스몰'에 상품 등록하는 등 공공기관 ERP 분야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적극적인 기술 투자를 해왔다.
-지난해 주요 성과는.
▲2022년은 씨앤에프시스템에 있어서 중요한 해였다. 2020년 수원시 '민간 클라우드 기반 협업기관 예산회계 통합관리 서비스'를 통해 13개 산하기관 통합관리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축했다.
2021년에는 화성시 산하 9개 기관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런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경상북도 민간 클라우드 기반 공공기관 통합업무시스템 도입' 계약으로 경상북도 산하 21개 기관의 통합업무 ERP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
2022년 경상북도 '민간 클라우드 기반 공공기관 통합업무시스템 도입' 계약 성공사례를 통해 올샵이 공공기관 ERP의 표준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타 자치단체와도 도입을 위한 업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올샵 솔루션 매출 증가도 이뤘다. 2021년 11월 조달청 디지털서비스몰을 통해 200 라이선스 판매를 돌파했다. 지난해 300 라이선스 판매를 넘어서는 등 최근 지속 증가세를 기록하며 시장에서 좋은 호평을 받고 있다. 우리 회사 기술 근간이 되었던 243개 지방자치단체 지방재정시스템의 차세대 운영사업을 수주해 재정 분야 전문회사로서 더욱 확고한 자리를 잡게 됐다.
-최근 공공분야 디지털 전환 분위기는 어떠한가.
▲공공 분야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행정 및 공공기관 정보자원 통합'에 따른 정보시스템 민간클라우드 전환은 이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정부는 2025년까지 클라우드 전환 정책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많은 소프트웨어(SW) 기업이 확대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 시장에서 CSAP 인증을 받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 개최됐던 '공공솔루션 마켓'에서도 디지털 전환에 필수적인 CASP 인증을 받은 업체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다.
씨앤에프시스템 올샵은 공공 ERP 분야에서 유일하게 CSAP, SaaS(표준등급)을 획득했다. 클라우드 전환에 따른 공공분야 업무에 적합한 SW로 소개돼 다수 공공기관들로부터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공공 사업의 어려운 점은.
▲장점이자 단점은 초기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이다. 공공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실적이 있어야 하는 등 보통 기업이 인내하기 어렵다. 원가 역시 민간보다 낮다. 우수하고 좋은 제품이지만 타 기관 도입사례를 기준으로 도입을 추진하는 등 실적중심 도입을 진행하기에 초기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덜 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공공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게 현실이다.
장점은 안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고, 미래 예측이 가능하단 점이다. 다만 양면성이 있는데 용역으로 발주하면 그 기업의 미래가 없다. 우리는 그것을 탈피하려고 우리 솔루션을 만든 것이다.
-기존 SI 사업과 솔루션 사업 수익률 차이는.
▲차이가 크다. SI는 인건비 비중이 높아서 수익률이 낮다. 후속 사업과 연관도 안 된다. 솔루션 판매는 다르다. 개발 인력이 기관에 상주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제품을 솔루션화하겠다는 의지, 기관 비상주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었다.
솔루션 중심 사업을 하면 원격 개발도 수월하다. 외부에서도 컨트롤이 된다. 용역으로 진행하면 사업이 끝나도 상주해야 하고 관리도 해줘야 한다. 우리는 전체 솔루션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샵을 공공 ERP 1위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전략은.
▲올샵은 정부의 다양한 정보시스템 개발 및 운영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다수의 공공기관 사용자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최적화된 제품이다. 특징으로는 첫째 빠르게 변화하는 정부 정책 방향성을 적극 반영하고 둘째 고객과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그들의 요구를 시스템에 반영하며 셋째 경쟁사를 비롯한 업계 최신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며 넷째 부족하고 미약한 부분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보완한다.
올샵에 끊임없는 개발과 투자를 집중시켜 공공 ERP 표준화를 이룩할 계획이다. 세계적으로 '공공 ERP=올샵' 이라는 공식이 각인될 수 있도록 더욱 더 분발하겠다.
-해외 진출 계획은.
▲앞으로 수출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해외 시장은 멀리갈 필요 없이 중국이나 일본, 동남아 시장에서 승부가 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SAP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고 자부한다. 유럽이나 미국 말고 동남아쪽 승산있다.
우리는 해외 시장을 공략하려고 SaaS화 했고 ERP를 오픈소스화 했다. 안 그러면 해외 진출 시 로열티 문제가 생긴다. 100% 오픈소스로 개발했고 어떤 OS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하면 원격으로 할 수 있으니까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 해외 나갈 준비는 하고 있고 기반도 준비됐다.
-대학재정시스템 분야에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전국 6개 도립대학을 비롯해 서울시립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의 대학재정시스템을 운영지원 하고 있다. 공공 재정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학재정시스템 분야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도립대 역시 자체 용역을 통한 대학재정시스템을 구축한게 아니라 올샵 솔루션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39개 국립대학은 통합 행·재정시스템인 'KORUS'를 구축·운영 하고 있다. 그 외 대학들은 자체 시스템 도입을 통해 재정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경상북도 민간 클라우드 기반 공공기관 통합업무시스템 도입' 처럼 전국 사립대학 대학재정시스템을 통합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및 협의하고 있다. 올샵이 대학재정시스템 분야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올해 사업 계획은.
▲첫 번째, 2023년은 올샵이 공공ERP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한 해로 만들 계획이다. 조달판매 '400 라이선스를 넘어 500 라이선스 돌파의 해'로 만들려 한다. 또 '올샵 도입기관 300개 돌파의 해' '클라우드 공공 ERP를 선도하는 올샵의 해'로 만들 것이다. 공공 ERP하면 올샵이 떠오를 수 있도록 브랜드를 각인 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두 번째, 사업다각화로 사업 포트폴리오 완성의 해로 만들 방침이다. 상대적으로 준비가 필요했던 SI 사업에 조금 더 집중해 SI 후 SM으로 전환되는 선순환 사업구조를 완성해 SI, SM, 솔루션, 컨설팅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해로 만드는 게 목표다.
마지막으로 올샵을 적극 홍보하려고 한다. 기술집약과 투자에 집중해 상대적으로 약했던 올샵 홍보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 각종 강연회와 콘퍼런스 등에 적극 참여해 올샵을 많은 사람에게 알릴 예정이다. 행사부스 개설 등 공공기관 관계자 뿐만아니라 일반에게도 널리 홍보하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다.
◇박정수 대표는
1963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경영학 석사, 경기대 회계학과에서 경영학 박사(정부회계 전공)를 취득했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감사교육원, 서울시인재개발원 등 16개 광역시 인재개발원 복식부기 강사를 역임했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연세대 행정학과 학부생 겸임교수를 지냈다. 2020년 한국행정학회 4차산업혁명 및 정부혁신위원회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지방재정학회 이사, 한국정부회계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2017년부터 골프존뉴딘홀딩스의 감사위원 및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한국정부회계인상, 행정안전부장관상, 중소벤처기업부장관상 과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정리=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