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오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열어 올해 첫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지난해 4월 이창용 한은 총재 취임 후 금통위는 앞으로의 금리 수준에 대해 예고하는 이른바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해왔는데 이번에는 금리를 인상할지 동결할지 메시지가 없다.
세계 중앙은행 금리 기조 바로미터가 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도 다음 달(현지시간 1월 31∼2월 1일)에 나와 금통위는 Fed의 방향성을 모른 채 금리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과 시장 예상은 0.25%포인트(P) 인상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Fed 금리 상단이 4.50%이고 한은 금리가 3.25%로 1.25%P 차이가 나 이 차이를 조금이라도 줄여놔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금통위와 이 총재가 여전히 물가 안정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도 인상 가능성을 높인다. 지난해 11월 금통위는 금리 0.25%P를 인상한 뒤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고, 이 총재도 신녀사 등을 통해 “새해에도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Fed도 최소한 올해 연말까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천명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공개된 12월 FOMC 의사록은 “위원 19명 중 누구도 2023년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전망하지 않았다”며 긴축 의지를 재확인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 FOMC가 예상보다 매파적(금리 인상 선호)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금통위도 미리 금리를 올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물가가 높다는 점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5.1%를 기록했고, 올해도 상당 기간 5%대 물가 흐름이 예상된다.
이달뿐 아니라 다음 달에도 금리를 인상해 최종 금리 수준이 더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물가가 여전히 높고 미국이 2월에 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우리도 0.25%P를 올리고, 2월에도 올려 최종 금리 수준은 3.75%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연구위원은 또 “미국은 올 연말쯤 금리 인하로 돌아서고 한은은 2024년에나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반면에 가능성은 낮지만 금통위가 동결 결정을 할 수도 있다. 이달엔 동결하고 2월 FOMC와 국내 부동산 시장 등 경제 상황을 지켜본 뒤에 그때가서 인상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이다. 주원 실장은 “부동산 시장 등 경기부진 때문에 동결할 가능성도 40% 정도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