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민프로축구단(성남FC)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 대표는 검찰이 죄를 조작하고 있다며 이를 '사법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10일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앞에서 “검찰은 그동안 정권의 시녀 노릇을 하다가 권력 그 자체가 됐다.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 수사로 영장을 남발하고 수사 기소권을 남용하고 있다”며 “이미 수년간 수사를 해서 무혐의로 처분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서 없는 사건을 만들고 있다. 없는 죄를 조작하는 사법쿠데타”라고 말했다.
이날 일정에는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이 대표를 소환조사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이 대표 측은 기존 일정 등을 이유로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 이 대표 측은 검찰과 조사 날짜를 협의해왔다.
이 대표의 혐의는 성남시민프로축구단(성남FC) 광고비 관련 제3자 뇌물죄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두산건설과 네이버 등 6개 기업의 민원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성남FC에 광고비를 후원하게 했다는 의혹이다. 다만 제3자 뇌물죄인 탓에 혐의 입증이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이 대표 측은 성남FC 광고비는 적극 행정의 결과물이라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성남FC가) 광고를 유치하면 세금이 절감돼 성남시민들한테 이익이 된다. 성남FC 예산이 부족하면 추가편성을 해서 지원하면 그만인데 시장과 공무원이 시 예산을 아끼려고 중범죄를 저지르려고 했다는 게 검찰의 논리”라고 반박했다. 또 “성남시장으로서 기업을 유치해서 세수를 확보하고 일자리를 만든 일과 성남FC 직원이 광고비를 유치해서 세금을 아낀 일이 비난받을 일인가”라며 “개인 주머니로 착복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검찰이 공권력 마구 휘두르면 어느 지자체장이 기업을 유치해 시민의 삶을 개선하고 도시를 발전시키겠나”라고 반문했다.
앞서 이 대표는 올해 초 취재진과의 비공개 회동에서도 관련 질문이 나오자 “성남FC 시즌권 판매 챌린지 이외에는 구단 운영에 관여한 것이 없다”는 취지로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이 대표 측 변론은 박균택 법무법인 광산 변호사가 맡았다. 박 변호사는 전 광주고검장 출신으로 현재 민주당에서 민주당 정치보복수사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