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태양광산업협회가 태양광 폐모듈 선순환을 위한 생산자책임재활용(EPR) 이행 주체로 선정된 '이순환거버넌스'에 대해 환경부 전관을 등에 업은 특혜 의혹을 제기, 국민감사를 청구키로 했다. 국내 최대 회원사를 거느린 민간 협회가 폐모듈 EPR 도입 과정 등에 불복, '선정 무효화'를 주장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태양광산업협회는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환경부가 이순환거버넌스를 EPR 이행 주체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부정 청탁 의혹을 주장했다. 환경부가 미래 이익을 몰아주기 위해 태양광산업협회와 앞서 체결한 업무협약 및 신의성실 의무를 위반하고, 이순환거버넌스를 사업 주체로 최종 선정했다는 것이다.
협회는 그 근거로 현직 이순환거버넌스의 전신인 한국전자산업환경협회가 환경부 전직 관료 출신들로 꾸려졌고, 현재 이사장도 마찬가지라는 점을 제시했다. 환경부가 태양광산업협회의 세차례에 걸친 재활용공제조합 설립 신청을 반려한 것도 이순환거버넌스와 '특수 관계'가 작용했다는 주장이다.
협회는 이 같은 의혹을 근거로 내달 국민감사를 청구키로 했다. 감사원을 통해 EPR 이행 주체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을 확인하고, 전면 무효화를 이끄려는 취지다. 다만 감사원이 의혹을 받아들여 감사를 실시할 지는 미지수다.
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은 “환경부는 EPR 도입 과정에서 업무협약을 어겨 신의성실 의무를 위반했다”면서 “또 협회의 재활용공제조합 신청을 세 차례나 반려하는 등 공제조합 설립을 방해하거나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등 직무를 유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단체 인가를 위해 불공정 행위를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구심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는 명백히 사업 인가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 만큼, 국민감사를 청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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