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거래량이 최근 5년새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정가격으로 형성된 계약시장 거래량은 5배가량 확대되면서 시장을 대폭 키웠다. 재생에너지 설비 보급이 꾸준히 확대되는 것과 함께 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에 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비용을 지불하는 한국전력공사의 부담은 한층 더 가중될 전망이다.
10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REC 거래량은 5735만689REC로 2018년(1527만5792REC)에 비해 3.75배 늘었다.
특히 REC 현물시장보다 계약시장 거래량이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현물시장 REC 거래량은 1374만3408REC로 2018년(628만8524REC)의 2.19배에 불과한 반면에 계약시장 REC 거래량은 4360만7281REC로 2018년(898만7268REC)의 4.85배에 달했다.
REC는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에너지를 공급한 사실을 증명하는 인증서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는 RPS에서 거래하는데 REC를 활용한다. REC는 3년 만기인데, 거래량이 확대됐다는 것은 그만큼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활기가 돌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정부가 RPS 계약시장을 확대하는 흐름과 궤를 같이 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은 2021년 12월까지 지속 하락하던 RPS 현물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입찰물량을 확대했다. RPS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입찰물량은 2018년 0.6GW, 2019년 0.85GW, 2020년 2.6GW, 2021년 4.25GW로 지속 늘렸다.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 2GW를 입찰하면서 2021년 수준을 유지했다. 이 같은 계약시장 물량 확대에 힘입어 REC 거래 규모가 바짝 상승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전력도매가격(SMP)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민간시장이 활기가 돌았다. 지난해 12월 기준 REC 현물시장 월 평균 가격은 6만4291원으로 2021년 한때 약 2만9000원대까지 폭락했던 것보다 두 배 이상 높다. SMP는 ㎾h당 267.63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하면서 'SMP+REC'로 보조받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은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2월부터 'SMP 상한제'를 도입했지만 100㎾ 미만 태양광 발전사업자는 제외했다.
반면에 REC 거래 규모 확대는 RPS 비용을 지불하는 한전에게는 고스란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전에 따르면 RPS 의무이행비용은 2017년 1조6120억원에서 2021년 3조2649억원으로 두 배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RPS 비용을 4조원 넘게 지불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