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출중단 앞둔 롯데홈쇼핑, T커머스로 협력사 피해 줄인다

자체 채널 '롯데원티비' 강화
협력업체에 편성 우선권 부여
2000억 규모 펀드 저금리 대출
비정규직·용역계약 해지 금지

롯데홈쇼핑 사옥 외관
롯데홈쇼핑 사옥 외관

롯데홈쇼핑이 다음달 송출중단을 앞두고 T커머스 채널에 힘을 싣는다. 정부가 협력사 피해 최소화를 위해 TV·데이터홈쇼핑 중복편성 제한 적용에 대한 예외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방송정지 시간대(새벽 2~8시) 협력업체 상품을 T커머스 채널로 옮겨 편성하고 판촉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롯데홈쇼핑은 TV홈쇼핑 새벽시간대 송출중단 제재가 적용되는 2월부터 7월까지 자체 T커머스 채널인 '롯데원티비'에 대한 사업 강화에 나선다. 홈쇼핑 방송 정지로 피해가 우려되는 협력업체에 T커머스 채널 편성 우선권을 주고, 마케팅 프로모션을 적극 지원한다. 기존 TV홈쇼핑에 들어가던 판촉 예산도 T커머스 채널 활성화에 투입한다.

롯데홈쇼핑은 6개월간 방송중단 처분으로 매출액 기준 1211억원, 영업손실 363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판매수수료 구조의 홈쇼핑업 특성상 500개가 넘는 중소 납품업체도 직접적 피해를 입게 된다. 롯데홈쇼핑은 T커머스 채널 대체 편성을 통해 판로를 확보하고 협력사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원티비의 지난해 3분기 취급고는 1832억원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8%에 그친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롯데원티비 채널 활성화에 집중해 매출을 확 끌어올리고 방송 정지 타격을 만회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결단이 있기에 가능했다. 과기정통부는 원심에서 롯데홈쇼핑 업무정지 시간대 T커머스 채널을 통한 기존 TV홈쇼핑 협력업체 상품 판매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현행 홈쇼핑 재승인 사업계획서에 따라 중복상품 교차편성은 제한된다. TV홈쇼핑 방송 편성 상품의 경우 동일법인의 T커머스 채널에서는 재판매가 불가하다. T커머스가 TV홈쇼핑 '재탕' 방송으로 이용되는 부작용을 막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제한을 롯데홈쇼핑에 대해 한시적으로 풀어주기로 했다. TV홈쇼핑 주편성 상품일지라도 T커머스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해 협력업체 매출 타격을 줄인다는 의도다.

피해 협력사를 위한 다양한 상생 지원책도 구축했다. 롯데홈쇼핑이 제출한 고용안정방안에 따르면 20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해 중소기업에 저리로 대출을 지원한다. 100억원 규모 무이자 대출도 마련했다. 무이자 지원은 한도 내에서 영업정지 해당시간대 집중 편성되는 협력사에 우선권을 준다. 영업정지로 인한 비정규직 및 용역계약 해지를 금지하고, 구조조정도 하지 않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업무정지에 따른 송출중단 화면 구성에 대해서는 현재 롯데홈쇼핑과 과기정통부가 논의 중이다. 방송 정지시간에는 자막을 통해 방송 중단 상황을 고지하는 정지화면을 송출해야 한다. 다만 시청자 불편 방지 등을 고려해 완전한 블랙아웃이 아닌 짧은 이미지, 배경음악 등 대안적 화면 송출도 검토 대상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방송 송출 중단으로 인한 피해가 중소 파트너사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