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데이터 주권 위한 '소버린 클라우드' 경쟁 시작됐다

국가 관할범위 내 통제 권한 유지
VM웨어, 각국 CSP와 협업 진출…AWS, 설계 단계부터 맞춤 고려
오라클, 독일·스페인에 리전 추진…MS, 정부 영역 특화 서비스 공개
국내 기업 관심도 36%…아태 평균 50% 상대적 저조

[스페셜리포트]데이터 주권 위한 '소버린 클라우드' 경쟁 시작됐다

데이터 주권(sovereignty)이 중요해지며 공공·금융·통신 부문과 같은 규제산업 고객은 클라우드를 분석, 누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에 데이터 규제가 정착된 유럽을 중심으로 '소버린 클라우드'가 화두로 떠오른다.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을 중심으로 소버린 클라우드를 두고 선점 경쟁에 돌입했다.

◇클라우드 주권 없이 데이터 주권 없어

클라우드 시대가 도래하면서 데이터 주권은 클라우드 주권과 맞닿는다. 클라우드 주권은 '정의된 국가의 관할 범위에서 클라우드에 대한 법적 통제와 권한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대부분 국가는 주권 경계 내에서 데이터를 관리하고 저장하는 방법을 규제하는 자체 법률이 있고 계속 변경됨에 따라 소버린 클라우드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오라클은 새해 클라우드 업계의 주요 트렌드 중 하나로 소버린 클라우드 수요 증가를 꼽았다. 지정된 권역 내에 데이터를 보관해야만 하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클라우드 제공업체 선택 시 데이터 주권 관련 주요 요구사항에 부응할 수 있는 역량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오라클 관계자는 “많은 국가에서 자국 내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전송할 것을 강제하는 규제를 적용하며, 해당하는 권역 내 독자적 클라우드를 구축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며 “일정 지역 내 하나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만을 구축하는 모델은 과거의 유물”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 소버린 클라우드 선점 경쟁 돌입

국내에선 소버린 클라우드가 생소하지만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은 소버린 클라우드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에 착수했다.

VM웨어는 이미 세계 14개국에 VM웨어 소버린 클라우드를 공급했다. 국가별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와 협업해 시장에 진출한다. 국내에서는 KT클라우드·네이버클라우드와 손잡았다. VM웨어 소버린 클라우드는 데이터 주권, 데이터 관할 제어, 데이터 액세스, 데이터 보안, 데이터 규정 준수, 데이터 독립성, 데이터 이동성, 데이터 분석 등 지역별 요구사항을 따르고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AWS는 클라우드를 애초부터 디지털 주권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설계한다고 소개했다. AWS는 최근 AWS 환경 관리 서비스에 데이터 레지던시 가드레일을 추가했다. 데이터가 저장되고 처리되는 물리적 위치에 대한 제어 권한을 고객에게 부여하는 것이 목표다. AWS는 지난해 유럽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CISPE) 데이터 보호 행동 강령을 준수하는 AWS 서비스를 발표한 바 있다. 유럽 AWS 고객은 기존 8개 리전 중 원하는 위치에 데이터를 배치할 수 있다. 여기에 ID 및 결제 정보와 같은 운영 데이터에 대한 데이터 레지던시 제어를 확대할 예정이다.

오라클은 '오라클 소버린 클라우드'를 통해 정부를 비롯해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기관 및 기업들이 더 많은 권한을 갖고, 안심하고 데이터를 보호하고 클라우드 환경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는 공공 및 상업 부문의 고객들을 위해 다양한 구축 모델을 제공하고 각 모델을 통해 모든 OCI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오라클 소버린 클라우드 리전은 데이터 레지던시, 보안, 그리고 레이턴시 요건을 충족해준다. 소버린 리전 고객은 기타 OCI 리전 이용 고객들과 동일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오라클은 올해 독일과 스페인에 유럽연합(EU)용 소버린 클라우드 리전을 론칭할 계획이다. 유럽연합 내 일반 사기업 및 공공 부문 기관들은 새로운 OCI 소버린 클라우드 리전을 통해 민감하고 엄격히 관리되는 데이터 및 애플리케이션 또는 전략적으로 지역이 중요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다룰 수 있다.

MS는 정부 영역에 특화된 소버린 클라우드를 공개했다. 각국 정부는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통해 사회·경제적 성장 기회를 창출하고, 공공 서비스를 강화하는 가운데 자국민의 요구와 이익, 법적 규제 등을 함께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MS 소버린 클라우드는 공공부문 고객이 컴플라이언스와 보안 및 정책 요구사항을 충족함과 동시에 MS 클라우드상에 워크로드를 구축, 이를 디지털로 전환할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공공부문 기업은 광범위한 플랫폼 기능, 회복탄력성, 보안, 확장성 등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모든 이점을 취하면서, 운영 및 거버넌스 프로세스의 데이터, 레지던시, 투명성 등에 대한 더 효과적인 제어가 가능하다.

◇한국, 데이터 주권 관심도 상대적으로 낮아

VM웨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계 클라우드 기업 96%가 향후 2년 내 데이터가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직면한 주요 과제로 데이터 주권을 손꼽은 비율도 높았다. 응답자 95%는 데이터 주권 훼손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다만 국내 기업의 데이터 주권에 대한 관심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 응답자의 각각 91%, 93%가 소비자들이 그들의 데이터가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누가 접근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점점 더 관심을 가진다는 데 동의한 반면, '데이터 주권이 조직의 관심사인가'라는 질문에는 국내 응답자의 약 36%만이 '매우 그렇다'고 답변했다. 이는 아·태 지역 평균 50%는 물론 글로벌 평균 48%와도 큰 차이를 보이는 수치다.

VM웨어 관계자는 “데이터가 어디에 있든 쉽게 데이터를 관리하고 보호할 수 있는 소버린 클라우드와 데이터가 수집·저장·처리·사용되는 국가 또는 관할 구역 내에서 개인정보보호법·거버넌스 구조의 적용을 받는 데이터 주권에 대한 관심이 국내 기업에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혜미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