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면세 사업권 신규 입찰을 놓고 업계의 눈치 싸움이 시작됐다. 여객수 당 임대료 산정, 터미널 통합 사업권 조정 등 새로운 제도가 도입된 만큼 실리 판단이 더욱 중요해졌다. 외국계 면세점을 비롯한 신규 사업자가 깜짝 등장할지도 관심사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라,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면세점 대기업 4사 관계자는 12일 열리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사업 설명회에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경복궁·그랜드관광 등 인천국제공항 내 면세점을 운영하는 중소·중견 사업자도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설명회에 대한 업계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 이번 입찰은 사업권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이자 엔데믹 전환 이후 열리는 첫 사업권 입찰이다. 사업권은 제1여객터미널(T1)과 제2여객터미널(T2)을 통합, 7개로 조정했다. 여객 수에 비례해 산정하는 임대료 체계, 스마트면세점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도도 대거 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권별 매장 위치, 품목, 임대료 체계 등이 모두 바뀐 만큼 질문거리가 많아졌다”면서 “최대 매출이 나는 사업권을 최저로 낙찰 받기 위해 예측 가능성을 최대로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면세점은 일반 면세 사업권 DF1과 DF2에 관심이 많다. 내국인 인기 품목인 주류·담배와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향수·화장품 판매까지 모두 가능하다. 화장품도 과거 효자 품목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입국이 정상으로 회복되면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비해 최저 입찰가도 합리적으로 책정됐다는 시각이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탑승동에 매장을 열어야 한다는 점이 유일한 변수다.
중소·중견 면세점은 반응이 갈리고 있다. 전체 매장 면적이 늘어난 반면에 사업권은 2개로 줄었다. T1·T2에 각각 매장을 열어야 하기 때문에 운영비가 늘어나는 점도 부담이다. 다만 판매 품목이 주류·담배는 물론 화장품·패션까지 모두 가능해졌다. 코로나 기간 적자가 누적된 기존 사업자보다 자금력이 탄탄한 신규 사업자가 유리하다.
설명회 당일 깜작 신규 사업자가 등장할지 관심을 끈다. 중소·중견 면세사업권 DF8, DF9의 경우 전 품목 판매가 가능한 데다 매장 면적도 넓어졌다. 사업 기간도 기본 10년으로 늘어난 만큼 면세점 운영 경험이 있는 일부 업체가 관심을 보일 수 있다는 시각이다. 글로벌 기업 듀프리도 후보 가운데 하나다. 듀프리는 현재 김해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어 사회 공헌 등 세부 평가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입찰 참가 여부를 떠나 입찰 조건에 많은 변화가 있는 만큼 업체들의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
역대 최대규모…12일 사업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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