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가 그동안 부진한 성과를 낸 자회사 'KP보험'의 수장을 교체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 자회사 법인보험대리점(GA) KP보험은 김억 성장지원실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김억 대표는 KP보험 전신인 인슈어테크 플랫폼 '인바이유' 창업자다. 이전까지 KP보험은 이종환 대표가 이끌어왔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김억 신임 대표가 보험업과 IT업 모두에 대한 깊은 이해와 경력을 겸비한 점을 고려했다”며 “카카오페이 핵심 가치인 '사용자 경험 향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테크인슈어런스 기반 보험의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보험에 대한 인식 개선과 사각지대 해소에 이바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2019년 인바이유를 인수해 2021년 4월 KP보험서비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KP보험 지분 95.75%를 카카오페이가 확보하고 있다.
KP보험은 사용자 간 네트워킹 기반 비교·추천으로 보험 상품에 '소셜 커머스'적인 요소를 가미한 보험 플랫폼이다. 다른 유사 서비스와 달리 설계사, 상담사 연결없이 즉시 다이렉트 상품들의 가격을 비교할 수 있다. 모회사 카카오페이나 카카오톡 플랫폼에서 카카오페이손보 등 다양한 보험사 상품을 소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카카오페이 인수 이후 KP보험 실적은 예상보다 부진했다. 2020년 당기순손실 26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1년 순손실 46억원으로 적자가 76.9%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4억5200만원에서 19억8700만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규제 확대가 실적 부진 원인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이 지난 2021년 온라인 금융 플랫폼의 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미등록 중개행위로 보고 시정조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를 기점으로 KP보험에서 제공하는 보험상품은 카카오페이 플랫폼을 이용한 중개형 판매가 중단됐다.
현재는 카카오페이 플랫폼에서 KP보험 서비스로 이동해야 보험상품을 열람 가능한 구조로 개편됐다. 상품 접근성이 떨어진 만큼 KP보험 실적도 함께 악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KP보험은 지난해 8월 'DIY해외여행보험' 등 디지털보험사 특성을 살린 신규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판매 채널이 제한되면서 신상품을 지속해서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 공식 출범을 앞두고 KP보험 매각설이 시장에서 떠돈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독자적인 디지털 전략과 능력 확보가 필수적인 카카오페이손보와 KP보험 간 시너지가 제한적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대출이나 예적금 금리 비교 플랫폼과 비교할 때 보험 플랫폼은 기존 플레이어 반발이 매우 거세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김억 실장, 신임 대표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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