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가 17억 6000만원짜리 결혼선물을 챙겼다.
김시우는 15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컨트리 클럽(파70·7044야드)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니오픈(총상금 79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몰아치며 1타 차 우승(18언더파 262타)을 일궈냈다. 2021년 1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우승 이후 2년 만에 통산 4승째다.
새신부와 함께 한 첫 우승이라 의미도 컸다. 김시우는 지난 달 18일 KLPGA투어 스타선수인 오지현과 결혼했다. 두 선수는 주니어 시절 국가대표를 지내며 알고 지낸 사이로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신혼살림을 차렸고 이번 대회가 열린 하와이는 김시우, 오지현 커플의 신혼여행지였다.
신부의 응원을 받은 김시우의 활약이 돋보였다. 3타 차 공동 5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김시우는 이날 버디 8개(보기 2개)를 쓸어담았다. 1~3번 홀 3연속 버디를 낚으며 파란을 예고한 뒤 실수로 한타를 잃으면 곧바로 버디로 만회하며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까지 뽐냈다.
마지막이 압권이었다. 17번 홀(파3)에서 '칩 인 버디'에 이어 마지막 18번 홀(파5)마저 버디로 끝내며 전날까지 2타 차 선두였던 헤이든 버클리(미국)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역전우승을 완성했다. 소니오픈에서 한국인 선수가 우승한 건 지난 2008년 최경주 이후 15년만이다.
김시우는 강원도 속초 출신으로 골프신동으로 불렸다. 6세에 골프에 입문한 뒤 강원도 속초 교동초등학교 5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에 발탁됐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곧바로 국가대표로 올라섰다. 17살의 나이에 미국무대에 도전한 김시우는 2016년 8월 PGA투어 윈덤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일궈냈고, 2017년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제패해 단숨에 월드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한국은 안병훈과 김성현이 공동 12위(12언더파 268타)에 올랐고 이경훈은 공동 28위(10언더파 270타)로 대회를 마쳤다.
정원일기자 umph1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