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라이프, 생보 '톱3' 진입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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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지주사 양대산맥인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은행을 넘어 생명보험업계 순위경쟁을 본격화했다. 연초부터 생보사 '톱'을 목표로 설정, 기업계가 주름잡고 있는 업계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생보업계는 기업계 빅3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산 규모 279조1300억원으로 업계 1위 삼성생명과 100조원대의 한화생명(125조8247억원), 교보생명(114조516억원) 등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그 뒤로 외국계와 국내 중소형사가 치열한 중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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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라이프는 신년 경영전략회의에서 업계 '톱2' 자리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시점은 특정하지 않았지만 2030년 안 목표 달성이 중장기 계획이다. 신한라이프는 2019년 신한금융이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이 합병해서 2021년 7월 출범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자산 규모는 68조4156억원으로 삼성·한화·교보생명에 이어 4위다. 다만 격차가 워낙 크다 보니 아직까진 상위권을 위협하기보다 4위 자리를 놓고 NH농협생명(60조9958억원)과 경쟁하는 형국이다.

신한라이프는 올해 비즈니스 이노베이션(Business Innovation) 전략을 본격 추진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우량 신규 고객 쟁탈전에 나선다. 주요 생보 상품인 종신·연금·자산관리에 관심 있는 고액 자산가를 고객으로 끌어들이겠다는 포석이다.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은 “톱2는 수익성, 효율성, 성장성, 고객신뢰, 직원만족 등 모든 측면에서 최고 보험사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을 통합해 이달 1일 출범한 KB라이프도 2030년까지 업계 3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현재 자산 기준 업계 8위(약 33조5400억원) 수준으로, 빅3 가운데 하나를 밀어내겠다는 각오다.

KB라이프는 멀티채널 전략을 세웠다. KB라이프파트너스를 비롯해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과 기존 고액 자산가에 강점이 있는 설계사 라인업을 한 축으로 하고, KB생명이 잘해 온 방카슈랑스 채널에선 신상품 출시와 함께 신성장 동력으로 디지털전환을 통한 비대면 채널 공략 포인트를 찾는다는 구상이다. 푸르덴셜생명의 고액 자산가 프로그램을 방카슈랑스와 결합한 상품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출범 초기 흥행 몰이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환주 KB라이프 사장은 “채널, 상품, 서비스를 토대로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프리미엄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들 보험사의 구호가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자산 규모를 무작정 늘리는 데 한계가 있고, 특히 KB라이프 앞엔 NH농협생명·미래에셋생명·동양생명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빅3의 아성을 단번에 넘기엔 허들이 많다”면서 “보험 영업에서 맞붙어 이기려 하기보단 헬스케어 등 비보험 사업과 정교한 자산운용으로 고액 자산가 고객군을 확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주요 생명보험사 자산 순위(자료: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 2022년 3분기 말 기준

KB·신한라이프, 생보 '톱3' 진입 경쟁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