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컨설팅 기관 우드매킨지가 올해 석유 수요 증가를 예상, 주목된다. 다만 세계 경기 침체 등을 변수로 꼽아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 4사의 정유 사업 경영 전략에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드매킨지의 2023년 에너지 예측 자료에 따르면 세계 석유 수요는 2022년 대비 일일 약 23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의 봉쇄 조치 완화와 석유화학 부문의 수요 증가에 기인한다. 지난해 4분기만 해도 세계 석유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일일 12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지만 시황 개선에 무게가 실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석유수출국기구(OPEC)·미국에너지정보청(EIA) 등도 비슷한 이유에서 올해 세계 석유 소비량이 각각 전년 대비 1.61%, 2.24%, 1.1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우드매킨지는 수요 증가가 기대치에 미칠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드러냈다.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고,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각국의 긴축 움직임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제 수요 증가율은 1%에 미달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국내 정유사들은 글로벌 석유제품 수출 대응에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 4사는 수입한 원유를 정제해서 석유제품을 생산하고, 이 가운데 50~70%를 수출한다. 수출 비중이 내수와 비슷하거나 크게 웃돈다. 석유제품 가격에서 석유 가격과 수송·운영비를 제외한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수요가 탄탄할 때 확대되지만 경기 침체로 둔화될 경우 줄어든다. 결국 늘어난 석유 수요에도 석유제품 수요가 따라가지 못하면 실적 감소는 불가피해진다.
정유사 관계자는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둔화가 예상된다”면서 “정유 부문의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정유사 관계자는 “실적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국내외 고정 고객과 장기계약 비중을 지속 늘리는 등 안정성 및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수출 다변화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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