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금융을 중심으로 한 여의도공원 재구조화 프로젝트에 돌입할 전망이다. 여권 차기 대선후보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의도공원 재구조화를 통한 금융산업 육성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본지가 확보한 서울시의 여의도공원 활성화 계획 수립용역 자료 및 결과보고서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여의도 일대를 포함한 여의도공원 재개발 계획을 세웠다. 서울시가 제시한 기본 방향은 여의도공원과 IFC몰 주변에 대형복합문화시설을 건립하고 이른바 한강 뱃길과 함께 이를 운영할 계획이다. 향후 공사에만 최소 5000억원의 세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오 시장의 여의도공원 재구조화 프로젝트 핵심은 금융이다. 또 이를 위해 여의도공원 내에 컨벤션, MICE 지원 등을 위한 시설을 건립하겠다는 내용도 있다.
특히 해당 자료는 대형 증권사와 관련 기관 등 금융기관의 타 지역 이전과 정부의 정책 규제가 여의도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취지로 서술돼 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공약과 대비된다. 윤 정부가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부산을 제2 금융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문화시설 설치에 따른 지자체와의 갈등도 고민거리다. 핵심은 제2세종문회회관(이하 세종회관)이다. 앞서 서울시는 세종회관 후보지로 문래동을 선정한 뒤 이를 추진해왔다. 세종회관을 서남권 문화거점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이 해당 시설 후보지로 문래동 대신 여의도공원을 제시하며 사실상 이를 막아섰다. 현재 세종회관 건립을 위한 행정절차가 종료돼 정상적으로 추진하는 상황임에도 '몽니'를 부린 셈이다.
자금 조달 방식으로 '민간 개발을 통한 사업비 조달'을 명시한 것도 뇌관이다. 구체적으로 민간개발방식 또는 공유지개발방식을 적용했을 때 사업 투자재원 확보와 민간시설 운영에 따른 투자금 회수를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의도공원을 문화공원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여기에 어울리는 시설 등이 들어가다 보면 규모에 따라 예산이 달라질 수 있다. 여의도공원 내에서만 (재구조화를) 할 계획이다. 따로 매입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여의도공원 재구조화는 관광 활성화 등 센트럴 파크 같은 대표 공원으로 만들어보자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최 구청장은 “세종회관 건립 사업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와 관련해 공청회나 토론회를 해보자는 얘기”라며 사업을 막아섰다는 의견을 부인하면서도 공청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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