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이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 직후 사업 규모만 총 60억달러(약 7조44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육상 플랜트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회사는 이를 필두로 올해 총 11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수주가 예상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6일(현지시간) UAE 국영 석유회사 아드녹으로부터 하일앤드가샤 프로젝트에 대한 '건설 전 서비스 계약'(PCSA) 낙찰통지서(LOA)를 접수했다. 이보다 앞서 삼성엔지니어링은 테크닙 에너지스, 메이어 테크니몬트와 조인트벤처(JV)를 꾸리고 프로젝트에 단독 입찰해 왔다.
하일앤드가샤 프로젝트는 UAE 아부다비 서쪽 250㎞ 지점 마나이프 지역 페르시아만 하일 가스전과 가샤 가스전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해상에서 시추한 천연가스를 육상으로 이송, 황 등 산성가스를 제거해서 순도 높은 가스를 생산한다.
이번 PCSA 규모는 총 8070만달러(1000억원)다. 이 가운데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은 2720만달러(340억원)다. 오는 2023년 7월까지 수행한다.
PCSA에는 설계·조달·시공(EPC) 등 나머지 절차를 수반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엔지니어링은 변수가 없는 한 하일앤드가샤 프로젝트 EPC까지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프로젝트 규모가 총 60억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삼성엔지니어링 몫은 20억달러(2조4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프로젝트 EPC는 공동견적산출(OBE)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아드녹과 삼성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은 프로젝트 실제 설계 과정에서 EPC 견적금액을 공동으로 산출한다.
애초 이 프로젝트는 올해 상반기 내 발주가 예상됐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UAE를 대한민국 대통령 가운데 국빈 자격으로 첫 방문을 한 직후 초기 계약이 성사됐다. 이보다 앞서 UAE 측은 우리나라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하일앤드가샤 프로젝트를 계기로 수주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 전략의 일환으로 기본설계(FEED)를 수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만 총 7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는 플랜트를 수주할 때 FEED를 먼저 진행하고 EPC를 연계해서 수주하는 전략을 취한다. 이를 바탕으로 당장 올해 1분기에 각각 14억달러(1조7367억원) 및 10억달러(1조2405억원) 규모의 알제리 프로판탈수소(PDH)·폴리프로필렌(PP), 요르단 정유 프로젝트 수주가 유력하다.
석유화학업계 등이 추산한 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신규 수주 금액은 화공 7조원, 비화공 4조원 등 총 11조원에 이른다. 지난 2021년 7조원, 2022년 9조4000억원(추정)과 비교해 수주가 3년 연속 늘어나는 셈이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