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다보스포럼에 참가한 유럽연합(EU)과 중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류허 중국 부총리는 17일(현지시간) 스위스 동부 도시 다보스에서 열린 연차총회(WEF·다보스포럼)에서 각각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올해로 53회째인 다보스포럼은 세계 각국 정계·재계·학계 유명인사들이 한 데 모여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 주제는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정상급 인사 52명이 참석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현재 기록적 인플레이션, 국가간 분쟁 등 글로벌 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각국 정상과 기업인들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개막식 특별연설에 나선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미국 등의 보호주의 무역 움직임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해 “일부 지원금과 관련해 특정 요소에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또 중국에 대해서는 값싼 에너지와 인건비 등으로 유럽과 타 지역 기업을 자국으로 이전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전략적 친환경기술 공급망 관련 생산시설 지원과 (EU 기업이) 외국 보조금을 따라 이전할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보조금 지급 규정을 조정하겠다”면서 “중기적으로 유럽주권펀드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대신해 참석한 류 부총리도 특별연설에 나섰다. 그는 올해 중국 경제가 예년과 같은 정상 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라면서 적극적 투자를 요청했다. 로이터통신은 류 부총리의 다보스포럼 참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불참과 대조된다고 평가했다.
류 부총리는 “(올해) 수입·기업투자·소비가 눈에 띄게 증가할 것”이라면서 “중국은 지속적으로 전면적 개방을 추진하고, 그 수준과 질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최근 서방 국가들이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추진하는 금리인상 기조에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류 부총리는 “(금리 인상에 따라) 개발도상국들이 더 많은 부채나 금융 위험을 떠안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오는 19일 다보스포럼 특별연설 무대에 오른다. 최근 세계 경제 화두로 떠오른 공급망 강화를 비롯해 청정에너지 전환, 디지털 질서 구현 등을 위한 글로벌 협력·연대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