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핀글로벌과 이앤(e&) 엔터프라이즈가 클라우드 합작법인(JV) '베스핀글로벌MEA-e&엔터프라이즈 컴퍼니'를 설립했다. 서류작업은 내달 마무리된다. 한국 클라우드 기업이 중동에 합작법인을 세운 것은 처음이다.
이앤그룹은 아랍에미리트(UAE) 1위 통신사업자다.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에 걸쳐 16개국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SK텔레콤과 메타버스 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회사이기도 하다. 이앤 앤터프라이즈는 이앤그룹 시스템통합(SI) 자회사다.
초대 최고경영자(CEO)는 모우테 샤그릴 베스핀글로벌 MEA CEO가 맡는다. 합작회사 본사는 아부다비 알림 섬에 위치한 기존 베스핀글로벌 MEA 오피스에 둔다.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아프리카, 파키스탄 등 이앤그룹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주요 국가를 거점으로 활동한다.
중동 지역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앤 엔터프라이즈가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베스핀글로벌은 이를 기반으로 중동 지역 고객 요구에 최적으로 맞춘 클라우드 서비스 구현에 나설 계획이다.
베스핀글로벌은 지난해 이앤 엔터프라이즈로부터 약 14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이앤 엔터프라이즈는 아랍에미리트 정부·기업의 파트너로서 베스핀글로벌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투자를 결정했다.
베스핀글로벌은 2019년 현지 클라우드 MSP '팔콘9'을 인수하고 중동·아프리카 법인 베스핀글로벌 MEA를 설립하는 등 중동 공략을 지속했다.
베스핀글로벌 MEA에는 임직원 140여명이 근무 중이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두바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오피스를 뒀다. 베스핀글로벌 MEA는 아랍에미리트 최초·최대의 통합 클라우드 운영 센터를 보유했다.
베스핀글로벌 MEA는 최근 고객사 150곳을 돌파했다. 주요 고객사로는 중동 최대 북스토어 'Jarir', 국영 정유회사 'ADNOC' 'ENOC', 두바이 상공회의소, 중동 최대 중고차거래 플랫폼 'DUBI Cars'가 있다.
중동 클라우드 시장은 공공 부문 투자로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 시장이다. 지난해 두바이 엑스포, 카타르 월드컵 등 대형 행사가 이어지면서 중동 지역의 디지털 인프라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디지털 정부 시스템 구축과 관련 정보기술(IT) 인프라 개발을 위해 국가 차원 투자를 지속 확대 중이다.
자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가 없는 중동은 AWS, MS, 구글클라우드 등 글로벌 CSP를 이용하고 있어 관련 구축·운영 기술을 확보한 한국 MSP의 수요가 있다.
여기에 종속성 및 정치 관련 이슈로 미국과 중국 기술 도입을 경계한다는 것도 한국 기업에 호재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에 이어 최근 불거진 미국-사우디아라비아 갈등 등 정치적 이유로 제3의 노선인 한국 기업을 선택지로 고려하고 있다.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는 “베스핀글로벌은 지난 5년간 중동에서 사업을 펼치며 클라우드 기술력을 증명하고 탄탄한 현지 네트워크를 쌓았다”며 “이번 이앤 엔터프라이즈와 합작회사 설립은 더 큰 도약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권혜미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