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커머스 플랫폼 '보고플레이'가 자금난을 겪으면서 페이백 포인트를 적립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정산대금이 수억원 밀린 입점 업체들이 포인트를 이용한 물품 판매를 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보고플레이 고객은 1인당 많게는 수백만원어치의 포인트를 적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문제는 구독형 결제 서비스 '보고 멤버십'이다. 보고플레이는 이를 연계해 고가의 스마트폰 등을 판매해 왔다. 프리미엄 옵션의 경우 72만원 상당의 멤버십 구독(2년치)과 갤럭시S22 스마트폰 기기값(약 115만원)을 합쳐 합계 187만원을 선결제하는 방식이다. 보고플레이는 매달 최대 8만원 상당의 포인트와 쿠폰을 페이백해서 '구매 체감가는 19만원'이라고 홍보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처럼 매월 페이백되는 포인트를 현시점에서는 사용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이용자가 스마트폰을 할인 없는 정가에 구입했다 하더라도 선결제한 72만원의 2년치 포인트는 날릴 위기에 처한 것이다.
보고플레이는 스마트폰 외에도 50% 수준의 할인을 표방하며 결제 금액 상당 부분을 포인트로 적립하도록 유도했다. 보고플레이가 회생에 실패할 경우 이들 포인트 역시 가치가 없어지게 되기 때문에 머지포인트 사태 때처럼 대규모 환불 사태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보고플레이는 '보고냥'이라는 명칭의 대체불가토큰(NFT)도 발행한 것으로 확인돼 실제 피해자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일부 소비자에게 포인트 대신 NFT 방식으로 페이백을 제공하거나 NFT를 직접 발행해서 판매했다. NFT를 15개 이상 보유한 소비자에게는 할인 혜택을 늘린 '프라이빗 라이브커머스'를 이용하도록 해 주겠다며 프리세일을 실시했다. 로드맵 실행 여부가 불투명한 현재 NFT 가치도 사실상 '제로'에 수렴할 것으로 보인다.
류승태 보고플레이 대표는 최근 입점 업체에 보낸 공지문에서 “그동안 정산대금이 미뤄져 회사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된 점 사죄드린다”면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 왔으나 현재 투자 상황과 매출 추이를 볼 때 독자적인 힘으로는 더 이상 단기간 내에 개선이 어려움을 적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보고플레이가 파산할 경우 협력사와 고객뿐만 아니라 기관투자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분기 보고플레이에 20억원을 투자했다. 시리즈A 투자에서 유일한 전략적투자자(SI)다. CJ대한통운은 보고플레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에 물류 서비스를 제공해 시너지를 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보고플레이의 지난해 누적 매출은 2300억원까지 늘었지만 자금난이 심화하며 투자자금 회수가 요원해졌다. 포스코기술투자, IBK기업은행, SK증권 등 재무적투자자(FI)도 타격은 마찬가지다.
투자자에 따르면 보고플레이는 아직 기업회생 신청은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CJ대한통운 측은 “보고플레이로부터 회생 절차 관련 레터를 받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류 대표는 19일 입점 파트너사 대상 간담회를 열고 협력 업체에 지급한 외상매출채권 변제에 대한 자세한 입장과 회생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입점업체, 포인트 결제 거부
-
박준호 기자기사 더보기
-
이형두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