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PC업계가 조달청에 요청한 계약 방식 등 제도 개선에 대해 부결 통보를 받았다. 각종 대외여건 악화 속 수익률 보완을 위한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인 업계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조달청은 최근 공공 PC 조달계약 방식 제도 개선에 대해 '변동내용 없음'을 업계에 통지했다. 지난해 11월 대전 본청에서 10여개 PC업체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조달계약 방식 개선 간담회에서 논의된 내용에 대한 답변이다. 전자신문 2022년 11월 14일자 2면 참조
업계가 간담회에서 요구한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컴퓨터 항목에 적용되는 예산규모별 '낙찰하한율' 형평성에 관한 문제다. 중소기업 간 경쟁 품목 216개 중 컴퓨터에만 적용되는 조항으로 일률적으로 90% 하한율을 적용받는 타 품목과 달리 조달 단가에 따라 달리 적용한다. 컴퓨터는 1억원 이상 3억원 미만 90%, 5억원 미만 85%, 5억원 이상 80%로 규정됐다. PC업계는 이 같은 제도가 가격 경쟁을 부추겨 수익성 악화를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물가변동에 의한 계약 단가 조정 제도(물가변동제)' 재검토도 요청했다. 물가변동제는 계약 시점 이후 부품 가격이 변동되면 그에 맞춰 가격을 다시 산정하는 제도다. 단가 조사 대상인 온라인 쇼핑몰 가격과 실제 제조업체 매입 거래 간 편차가 크고, 조사 시기 차이로 환율 변동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복합요소를 고려한 시장 조사를 통해 산업현장 실제와 가까운 가격 산출이 필요하다는 게 업체 의견이다.
조달청은 당시 간담회에서 업계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낙찰하한율에 대해 개선사항을 검토하는 등 전체적인 사항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조달청은 두 달여간 계약 방식 관련 내부 심의위원회 등을 열고 개선 방안을 고심했으나 현행 제도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업계는 제자리로 돌아온 상황이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2019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업계와 조달청간 오프라인 간담회가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 이 사이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급등 등 대외 여건 악화가 겹치며 업계 수익성이 악화됐다. 지난해 7월 일부 업체가 처음으로 물가변동제에 대해 이의제기 공문을 발송할 정도로 업계 상황이 어려운데다, 3년만 에 열린 간담회라는 점에서 기대도 컸다. PC기업 관계자는 “업체 한 곳이 아니라 업계 전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목소리를 모은 만큼 조금이라도 개선 사항이 있으면 했는데 결국 백지상태”라고 말했다.
조달청 관계자는 “수요기관의 의견과 시장상황, 데스크톱PC의 특성 등을 종합 고려해 결정한 사항”이라며 “향후 업무효율성 및 업체 편의성 제고를 위한 시스템 개선, 지속적 소통과 의견수렴으로 PC 공공조달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다은기자 dand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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