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전 앵커가 순회특파원으로 현장 복귀해 만든 JTBC의 글로벌 프로젝트 ‘세 개의 전쟁’의 첫 순서인 1부 ‘겨울전쟁’이 오늘(25일) 저녁 8시 50분에 방송된다.
‘겨울전쟁’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주된 방점은 결국 한반도 문제에 찍혀있다. 손 특파원과 제작진은 전쟁의 당사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차례로 방문해 현장의 분위기를 담아냈다. 전쟁을 일으켰으면서도 겉으로는 평온하고 연말의 화려한 분위기에 젖어있는 러시아와,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미사일 때문에 매일 매일이 불안의 연속인 우크라이나의 대비되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그러나 ‘겨울전쟁’이 특히 주목한 건 그 전쟁이 지구 반대편인 동북아에 끼치고 있는 파장이다. 전쟁으로 인해 각국의 군비경쟁이 뜨거워지는 상황에서 특히 북한은 핵무기 사용을 법제화하고, 일본에선 ‘반격할 수 있는 군대’를 넘어 핵 무장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한국 또한 대통령의 발언으로 이른바 ‘핵무기보유론’이 수면 위로 올라온 상황, 우리가 택해야 할 방향이 무엇인가를 고민해 본다.
제작진이 만나본 세계의 전문가들과 석학들은 한국의 핵무장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실현 가능하지 않다’며 결국 ‘공멸한다’고 진단했다는 것이 제작진의 전언이다. 우방의 전문가나 정치인들까지도 한국의 핵무장이나 전술 핵 배치에 부정적인 상황, 결국 먼 길이라도 ‘대화와 평화’의 길로 돌아가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의 동북아 분위기상 이런 제언들은 자칫 ‘현실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뜨거운 분위기에 한 조각의 얼음이라도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이들의 충언을 담아냈다.
다큐멘터리 제작의 특성상 제작과정에서도 많은 뒷얘기를 남겼다.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연이어 방문하는 것은 당사국들 입장에서는 적국을 방문하는 것이니 만큼 민감하게 해석될 수 있어 매우 조심스러운 일로 알려져 있다. 역시나 제작진이 챙겨간 방탄조끼 하나가 문제가 돼서 제작진 중 한 사람이 러시아의 공항에 억류됐다가 중도귀국하는 상황도 벌어졌다고 한다. 그밖에 폴란드의 시골마을에 떨어진 미사일로 인해서 긴장감에 휩싸인 사람들이 취재를 물리적으로 방해하는 일도 있었다.
드론 촬영으로 화면에 담은 폴란드의 광활한 평야나, 러시아 발틱 해의 끝없는 얼음바다의 모습은 덤이다.
2부와 3부도 각각 내일(26일)과 모레(27일) 같은 시간에 방송된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준수 기자 (juns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