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1000% 성과급...정유업계, '횡재세' 불똥 우려

[사진= 전자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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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가 지난해 성과급으로 임직원에게 월 기본급의 1000%를 지급한다. 정유업계는 잇단 고액 성과급이 '횡재세' 도입으로 이어질지 우려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경영 실적에 따른 성과급으로 기본 연봉의 50%를 27일 지급한다는 내용을 전체 임직원에게 공지했다. 월 기본급으로 환산하면 성과급은 1000%다.

현대오일뱅크가 1000%대 성과급을 지급한 데 이어 고액 인센티브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특히 GS칼텍스는 최대 300%를 추가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등 나머지 정유사들도 1000%대 성과급 지급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에쓰오일은 사상 최대 실적과 이전 성과급 규모 등을 감안하면 최소 1600% 이상의 성과급이 유력하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아직 성과급 결정이 나기 전”이라면서 “향후 지급 규모가 결정된다 해도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고액 성과급'을 지급한 정유사에 '횡재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특히 다수당인 야당이 적극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석유·가스 기업으로부터 횡재세를 거둬 일부를 소상공인시장 진흥기금으로 쓰는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지난 17일 발의했다. 정유사들이 큰 노력 없이 천문학적 실적을 올린 만큼 초과이윤을 걷어서 사회에 환원하자는 것이다. 이보다 앞서 일부 유럽 국가는 석유·가스 회사에 횡재세를 부과했다.

정유 업계는 반발했다. 횡재세는 우리나라 산업 현실과 동떨어진 반시장적 조치라는 것이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횡재세 도입 국가들의 석유·가스 회사들은 원유와 가스를 직접 시추하고 되파는 업스트림 구조로, 이를 수입해서 가공·판매하는 다운스트림 구조인 우리나라와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면서 “업스트림 회사들은 유가 상승 등으로 앉아서 큰 수익을 낼 수 있지만 국내 정유사들은 원가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인 탈탄소 움직임에 맞춰 정유업계는 친환경 설비 및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투자를 가속하고 있다”면서 “횡재세로 세금 부담이 늘면, 국내 정유산업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정유사 관계자는 “정유업계는 2014년과 2020년 대규모 영업 손실을 기록했고, 당시 정부는 적자를 보전해 주지 않았다”면서 “단지 업황이 좋아지고 수익이 커졌다는 이유로 세금을 더 부과하려는 것은 조세형평성에 어긋나고, 결국 기업 투자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