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했다. 약 3년이 지난 올해 1월 23일 국내 누적 확진자 수는 3000만명을 넘어섰다. 현재까지 우리 국민 5명 중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공식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미확진 감염자까지 포함하면 5명 중 3.5명 가량이 감염 이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간 동안 3만3235명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었다.
3년간 7번의 대유행이 찾아왔고, 국민 일상도 바꿔놓았다. 대규모 감염병 사태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집단 통제를 경험하기도 했다. 국민과 의료진 희생을 바탕으로 한 K-방역, 국산 치료제와 백신 개발 등 성과도 적지 않다. 팬데믹이 주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코로나19 대응 경험을 살리고 공과를 분석해 계승해야 할 필요성도 높아졌다.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 2020년 1월 20일로 중국에서 입국한 30대 중국인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첫 고비는 그해 2월 18일 신천지 대구교회 확진자가 나오면서다. 한 자릿수에 머물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수십명, 수백명 단위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코로나 발생 초기엔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확진자 발생 억제를 목표로 검사·추적·치료로 이어지는 이른바 '3T'에 역량이 집중됐다. 3T 전략을 기반으로 국경 봉쇄나 록다운 없이 대응하는 K-방역 성과가 도출됐다. 동시에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방역 피로도 증가라는 문제가 나왔다.
2021년 2월 26일 아스트라제네카를 시작으로 첫 백신 접종이 시작됐고, 전 국민 백신접종률 70%를 돌파하며 '위드 코로나'로 불리는 단계적 일상회복이 추진됐다. 하지만 그해 말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높은 오미크론 변이가 출현하면서 확진자가 급증해 일상회복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결국 지난해 3월 17일 신규 확진자 62만1124명이 나오면서 일일 확진자 기준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같은달 24일에는 하루에만 469명이 사망했다.
코로나19 초기를 지나 지난해 4월 18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고 재유행 상황에서도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지 않으며 완만한 증가세와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9월에는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이 낮은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우선 전환하는 등 일상 회복을 위한 시도도 지속됐다. 현재는 7차 유행 정점이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는 오는 30일부터 대중교통과 의료기관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 코로나19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전환한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3년여 만이자 같은해 10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국에 도입된지 약 27개월 만이다. 대부분 공간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면서 확진자 7일 격리가 사실상 유일한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남는다.
다만 앞으로도 코로나19는 풍토병처럼 우리와 공존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몇 차례 변이 발생에도 불구하고 유행 규모가 완만히 증가했다가 완만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는 만큼 향후에도 폭발적인 유행 증가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플루엔자처럼 매년 백신을 접종하면서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위중증과 치명률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유행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재훈 가천대 의과대학 교수는 “과학적인 근거를 적절한 시기에 생산하고 근거에 맞춰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으로 팬데믹 조치들에 대한 후향적 평가를 통해 미래전략 기조를 세우는 것이 중요해졌다”면서 “약물적 중재 부분에 있어서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 효과성과 안전성에 대한 평가가 중요한 주제이고, 비약물적 중재의 경우 시행된 팬데믹 조치들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고 이런 조치의 피해가 무엇인지를 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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