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자정부 시스템 수출액이 5억달러를 돌파했다. 2010년대 후반 2억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도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신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각국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수출을 이끌었다. 올해도 전자정부 수출 사업이 다수 진행될 예정이어서 전자정부 수출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2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1년 전자정부 수출액은 5억762만달러를 기록했다. 전자정부 수출액 5억달러 돌파는 2015년 이후 6년 만이다. 지난해 전자정부 수출액은 기업의 연간 실적 공시가 끝난 시점 이후에 취합하기 때문에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비슷한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0년 중반 이후 전자정부 수출액은 하락세였다. 2016년 2억6900만달러, 2017년 2억3000만달러까지 떨어졌다. 2019년에 3억달러를 넘은 후 2020년 4억4900만달러를 기록, 2021년 5억달러까지 3년 연속 성장을 기록했다.
아프리카, 아시아, 북미·중남미 등 다양한 국가에 시스템을 수출했다. 이집트 철도 전자연동시스템 구축사업(1억2515만달러), 나이지리아 아부자 지역 독립형 미니그리드 구축사업(1322만달러) 등 아프리카 대형 사업이 2021년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 아시아에서도 인도네시아 경찰청 무선통신망 구축사업(4000만달러)을 비롯해 99건에 이르는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각국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신기술 접목 전자정부 사업을 추진하면서 기술력과 경험을 보유한 우리나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세행정시스템, 페루 스마트시티 시범사업 등 신기술 기반의 해외 전자정부 사업 상당수에 우리나라 기술이 도입됐다.
올해도 수출 성장이 예상된다.
인도네시아가 클라우드 기반 정부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을 올해 발주한다. 8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이 사업에 국내 클라우드 전문 기업이 참여할 것을 준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도 조만간 모바일 신분증 시스템 구축사업을 발주한다. 튀니지 '행정정보공동이용시스템' 사업을 비롯해 라오스, 코스타리카 등 개발도상국도 신규 사업을 발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올해 전자정부 수출액도 예년과 비슷하거나 더 늘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인도네시아, 페루, 캄보디아 등 주요 거점별로 설치한 디지털정부협력센터를 중심으로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자정부 수출사업 상당수가 우리나라 예산이 투입되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진행돼 진정한 수출이라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2021년 수출금액 가운데 국내자금 재원 비율이 96%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 행안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자금이 투입된 사업이지만 시스템 구축 이후 유지보수 등 추가 사업이 이어지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의 수출 연속성이 보장된다”면서 “기업이 해당국에서 레퍼런스를 쌓고 주변국이나 다른 사업 추가 기회를 확보한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