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소비 확산에 중고가구 시장 '부상'

이케아코리아 바이백 서비스
이케아코리아 바이백 서비스

고금리·고물가로 불황형 소비가 확산하는 가운데 중고가구 시장이 부상하고 있다. 고가의 신제품을 구매하는 대신 가격이 합리적이고 선택지가 다양한 중고·리퍼브 가구를 찾는 경향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26일 신세계까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중고·리퍼브 가구 매출은 상반기 대비 2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세계까사는 17개 아울렛 매장에서 중고·리퍼브 가구를 판매한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업계 부진이 계속된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현대리바트는 중고가구 거래 중개 플랫폼 '오구가구' 시범 운영에 돌입했다. 오구가구는 개인간거래(C2C) 플랫폼으로 거래를 위한 배송·설치 서비스를 지원한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와 함께 온라인 채널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케아코리아도 중고가구 판매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이케아는 지난 2020년부터 고객이 사용하던 이케아 가구를 매입해 재판매하는 '바이백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22 회계연도(2021년 9월~2022년 8월)에만 약 2200개 제품이 바이백 서비스를 통해 매입됐다. 지난해 7월부터는 매입한 중고가구를 판매하는 '자원순환 허브 온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가 중고가구에 관심을 갖는 것은 늘어나는 수요 때문이다. 경기 부진 영향으로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가격이 합리적인 중고·리퍼브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비용 절감과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도 좋은 카드다. 단순 변심, 미세한 손상 등으로 판매하지 못했던 제품을 해결할 수 있어 물류·재고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된다. 자원순환 등 친환경적 요소도 담긴 만큼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층 확보에도 유리하다.

최근 MZ세대 고객 사이에서도 중고가구가 인기다. 가구 제품 또한 개인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다양한 선택지를 원하는 MZ세대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맞춤형 디자인 가구나 해외 하이엔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중고가구 플랫폼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풀티'는 해외 프리미엄 중고가구를 매입해 판매한다. 하이엔드 가구를 원하는 고객에게 해외 직구의 불편함을 줄이는 동시에 합리적인 가격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번개장터 프리미엄 콘셉트 스토어 '브그즈트 콜렉션'에서 프리미엄 중고 가구를 선보인다.

'무브먼트 랩'은 '잭슨카멜레온' '오블리크테이블' 등 자사 가구 브랜드 제품을 중고로 매입해 재판매한다.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채널에서도 중고가구를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서울 한남동 '세컨드마켓'이라는 쇼룸을 열어 오프라인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