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이 맥북 웹캠이 된다…벨킨 그립톡 써보니

애플은 지난해 6월 진행한 회사의 연례 개발자 회의 WWDC에서 신선한 기능을 공개했다. 당시 애플은 자사 맥 운영체제(OS) '벤츄라(Ventura)'를 공개하면서 아이폰 카메라를 웹캠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연속성 카메라’ 기능을 공개했다.

‘연속성’ 기능은 같은 애플 ID로 로그인 된 애플 기기간의 유연한 이동을 가능케 해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능이다. 애플은 지난 2011년에 연속성 기능을 처음 공개해, 꾸준히 새로운 기능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애플워치로 맥북을 로그인하는 기능, 아이패드를 맥북의 듀얼 모니터로 사용하는 기능 등이 이에 속한다. 지난해 공개된 연속성 카메라 기능도 이와 같은 범주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WWDC 키노트에서 연속성 카메라 기능과 함께 등장한 게 오늘 리뷰해 볼 벨킨 그립톡이다. 벨킨 그립톡은 연속성 카메라 기능의 사용을 한층 더 편리하게 해준다.

아이폰이 맥북 웹캠이 된다…벨킨 그립톡 써보니

벨킨 맥세이프 그립톡은 지난 10월, 흰색과 검정색 등 두 가지 옵션으로 출시됐다. 맥세이프 충전기처럼 자력으로 탈부착할 수 있다. 가격은 벨킨 온라인 공식 스토어 기준 4만 7000원이다. 일반 그립톡보다는 가격이 상당하다. 물론 맥세이프가 지원되는 아이폰만 사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아이폰 12부터 사용할 수 있다.

가볍고 슬림한 그립톡…자력도 상당히 강해

아이폰이 맥북 웹캠이 된다…벨킨 그립톡 써보니

우선 디자인부터 살펴보자. 전반적인 외관은 아이폰 디자인과 잘 어울린다는 인상을 받았다. 두께도 상당히 얇다. 무게 또한 가벼웠다. 보통 그립톡을 스마트폰에 부착하면, 부착하지 않았을 때보다 무거워진다는 게 단점이다. 그래서 그립톡 부착을 꺼리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벨킨 그립톡은 다른 제품보다 가벼운 느낌이었다. 공식 스토어 설명에 따르면 무게는 35g이라고 한다.

제품은 손가락을 넣을 수 있는 금속 링 그립과 맥북에 거치할 수 있는 고정 지지대로 구성돼 있다. 금속 링 부분은 상당히 단단했고, 각도 조절이 가능해서 거치대로 활용하기도 좋았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콘텐츠를 볼 때 상당히 유용했다. 다만 금속 링 그립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실리콘 재질이라, 아이폰을 주머니에 넣었다가 꺼냈을 때 먼지가 잘 달라붙었다.

아이폰이 맥북 웹캠이 된다…벨킨 그립톡 써보니

자력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부착한 상태로 링 그립을 잡고 위 아래로 흔들어봤지만, 견고하게 잘 붙어 있었다. 맥세이프 전용 케이스를 낀 상태로 부착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일반 케이스를 착용한 상태에서는 자력이 떨어졌다. 따라서 해당 제품을 사용할 때는 맥세이프 전용 케이스를 끼거나, 케이스를 아예 안 낀 채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벨킨 그립톡의 가장 큰 장점은 ‘연속성 카메라’ 기능을 제대로 누리게 한다는 것

아이폰이 맥북 웹캠이 된다…벨킨 그립톡 써보니

벨킨 그립톡의 가장 큰 장점 뭐니뭐니 해도 아이폰 카메라를 맥북 웹캠으로 활용하는 데 편리함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연속성 카메라 기능을 사용하려면 맥OS 벤추라를 지원하는 맥북과 iOS16 이상이 설치된 아이폰이 필요하다. 또한 맥북과 아이폰에 동일한 ID를 로그인해야 하고, 같은 무선 인터넷에 연결돼 있어야 한다.

이 상태라면 별도의 설정이 필요 없다. 맥OS가 알아서 아이폰과 연결할 지 물어보기 때문이다. 연결이 완료되면, 사용자는 그저 맥북 오른쪽 상단에 [비디오]를 눌러 카메라를 [아이폰 카메라]로 바꿔주면 된다. 특히 이후 벨킨 그립톡의 고정 지지대를 활용해 맥북에 거치하면, 아이폰은 완벽한 맥북 웹캠으로 변신한다.

아이폰이 맥북 웹캠이 된다…벨킨 그립톡 써보니

솔직히 그립톡의 고정 지지대 부분을 처음 봤을 때 과연 이게 잘 거치될까 싶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꽤 안정적으로 지지됐다. 맥북 모니터 베젤이 얇아서 아이폰이 뒤로 떨어지지 않을까 했는데, 모니터를 90도 이상으로 젖혀도 잘 고정됐다. 무엇보다 노트북 상단에 거치하는 것이라, 화상 회의 시 얼굴을 가장 잘 비추는 위치에 고정시킬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자력으로 탈부착하는 그립톡인 만큼 아이폰 방향을 세로 또는 가로로 자유자재로 바꿔서 거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다만 세로 방향으로 거치하면 무게 중심 때문인지, 모니터가 뒤로 더 젖혀졌다. 가로 방향으로 거치하는 것이 훨씬 더 안정적이었다. 물론 모델마다 약간의 고정력 차이는 있는 것 같다. 체감상 맥북 에어보다는 맥북 프로에 고정할 때 더 안정적이었다.

아이폰이 맥북 웹캠이 된다…벨킨 그립톡 써보니

그립톡에 거금을 들이는 일은 아무래도 망설여진다. 하지만 화상회의나 온라인 수업에 웹캠을 활용하게 될 사람이라면 한번쯤을 고려해볼만 하다. 아이폰 카메라와 맥북 내장 카메라 화질 차이는 상당하다. 아이폰을 맥북 웹캠으로 완벽하게 바꿔주는 벨킨 그립톡은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다.


테크플러스 이수현 기자 (tech-plu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