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대행사’(연출 이창민/극본 송수한/제공 SLL/제작 하우픽쳐스, 드라마하우스 스튜디오)에서 이보영과 조성하의 살벌한 사내 전쟁이 펼쳐지는 가운데, 손나은과 한준우가 훅 퍼뜨린 달달함으로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선사하고 있다. 심지어 재벌3세와 비서라는 신분 차이를 극복하고 연인으로 발전하길 바라는 응원도 이어지고 있는 바. 두 사람의 ‘심쿵’ 명장면을 짚어봤다.
#. 한준우, "회사원 같진 않아도 다 이쁘긴 해요"_4회
VC그룹 강회장(송영창)의 막내딸 강한나(손나은)는 그룹 계열사 중 광고 대행사인 VC기획의 SNS본부장을 맡게 됐다. 이에 설레는 첫 출근을 앞두고, “능력 있는 광고대행사 임원”같은 의상을 준비하기 위해 비서인 박영우(한준우) 차장을 대동하고 쇼핑에 나섰다. 하지만 회사 생활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고, 잠옷마저 화려한 깃털 파자마를 입고 살아왔던 그녀에게 회사원의 복장을 고르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나름 신경 써서 고르고 골라서 입고 나왔지만, 매번 박차장의 퇴짜를 맞았다. 결국 애써 참아왔던 강한나는 “대행사 사람들 다 이렇게 입고 다닌다. 미국 드라마에서 봤다”며 폭발했다. 하지만 박차장은 “나는 비서 겸 보디가드니까 총 차고 다녀야 하냐”며 반박, 단번에 수긍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그런데 투덜거리며 다른 옷으로 갈아입으러 들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는 박차장의 미소에서 다정함과 애정이 묻어났다. 게다가 “회사원 같진 않아도, 다 예쁘긴 하다”는 혼잣말은 그동안 남몰래 숨겨왔던 마음이 100% 담긴 진심이었다. 비록 강한나에게까지 닿지는 못했지만, 시청자의 마음에 심쿵을 선사했다.
#. 손나은, "보면 볼수록 넌 딴 여자한테 못 주겠다"_6회
애써 마음을 억누르고 숨기는 박차장과 달리 강한나는 돌직구로 마음에 파장을 일으켰다. VC기획은 우원그룹의 대대적인 기업PR 광고를 위한 경쟁 PT에 참여하게 됐다. 예산 300억의 초대형 프로젝트로 이번 기업PR 광고뿐만 아니라 우원그룹 전체 물량이 걸린 중요한 PT였다. 하지만 강한나는 이러한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친구이자 라이벌 관계였던 우원그룹의 부사장 김서정(정예빈)이 ‘갑’이 되는 현실을 용납할 수가 없었기 때문.
이에 박차장은 ‘을’이라고 해서 다 같진 않다며 “가려워 죽겠는데 손이 닿지 않는 등을 긁어주는 ‘을’은 ‘갑’이 될 수도 있다”고 알기 쉽게 설명을 해줬다. 항상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꿰뚫고 있고, 시키기도 전에 앞서서 일을 해두는 ‘신묘한 머슴’ 박차장의 진가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된 순간이었다. 박차장을 한참이나 바라보던 강한나는 “여자친구 없지? 확실히 없지? 어제 생겼다거나 오늘 생길 예정이거나 그런 거 아니지?”라며 갑작스러운 호구조사를 시작했다. 겉으로 표현하지 못했지만, “보면 볼수록 넌 딴 여자한테 못 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게다가 고아인(이보영), 최창수(조성하), 두 상무와 썸을 타겠다는 말을 오해하고 자신과는 절대 안된다는 박차장에게 “내가 박차장이랑 썸을 왜 타? 이미 내 건데. 내 거랑 썸 타는 사람이 어딨어”라며 쐐기를 박았다. 박차장의 심장은 철렁했지만, 시청자들은 내적 환호를 내지른 순간이었다.
‘대행사’는 매주 토, 일 밤 10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준수 기자 (juns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