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소환 조사를 두고 공중전을 펼쳤다. 아울러 이 대표 추가 소환과 체포동의안 등을 두고 여야가 다시 강대강 대치를 이어갈 전망인 탓에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해 우여곡절 끝에 합의한 임시국회가 진흙탕 싸움으로 흐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논평을 내고 “(이 대표가) 사법 정의를 무시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으며, 법치와 정치의 개념과 시스템 전체를 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여론전을 펼치며 선동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공천권을 쥔 대표에게 눈도장 한 번 찍어보려 '혼날 각오를 하고 나왔다'는 정신머리 없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에 민주당은 검찰의 조사 방식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 대표는 28일 약 12시간 반에 걸친 검찰 소환 조사를 마쳤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서울중앙지검 공보실은 또한 비표를 받은 언론사 외에는 그 어디도 촬영이 안 된다고 통보했지만 정작 유튜버 '가로세로연구소'에는 출입을 허용했다”며 “장시간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이 대표를 만나러 온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을 출입 비표가 없다는 이유로 청사 경내 진입 자체를 막아섰다”고 지적했다.
또 시간 끌기와 공무상 비밀 누설 등을 언급하며 “구체적 증거 제시도 없이 이 대표를 범죄자로 낙인찍었다. 조작된 내용에 근거해 원하는 답을 얻고자 반복적으로 질문했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추가 조사를 위한 재소환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대표 측은 이를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이 국회에 체포동의안을 제출하더라도 민주당이 국회 과반을 차지한 탓에 체포동의안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이달과 다음 달 임시국회에서 이 대표의 검찰 조사와 체포 동의안을 둘러싸고 여야 강경 대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해 합의한 임시국회 역시 안갯속으로 다시 빠질 가능성이 크다.
여야는 이번 화물차 안전운임제 등 지난해 일몰된 일부 제도와 양곡관리법 등과 관련해 추가 논의를 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여야의 입장차가 너무 크다. 특히 양곡관리법과 관련해 민주당은 법사위 계류 시한이 초과를 이유로 상임위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통해 본회의에 직회부해야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여야는 난방비 관련 대책도 논의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 협상 테이블조차 차려지지 않은 데다 이는 추경과도 연결돼 있어 여야의 갈등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