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크레인 월례비·채용강요·불법점거 등 건설노조 불법행위로 수년간 피해를 받아온 전국 5만여 전문건설사업자가 '건설현장 불법행위 뿌리를 뽑겠다'고 결의했다. 신고·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다음달 중으로 타워크레인 월례비를 요구한 노조에 대해서는 경찰에 부당 요구 행위로 고소하겠다고 엄포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는 30일 서울 전문건설회관 중회의실에서 5만여명 회원을 대표해 전문건설사업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건설현장 불법행위 예방 및 근절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결의대회에는 수도권 전문건설업체 96개사와 5개권역 사용자연합회 대표들이 참석해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하자' '타워크레인 월례비 거부하자' '공정한 채용절차 준수하자' 등 구호를 외쳤다.
장세현 철근콘크리트공사업협의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노조가 그간 타워크레인 기사들에게 월례비를 주지 않으면 스윙(작업) 속도를 늦춰 사업주를 압박해온 것이 사실”이라면서 “전국적으로 타워크레인 월례비를 지급하지 않으려는 시도를 했지만 지속되지 못했고 노조로 인한 추가공사비가 지급되지 않은 적은 없다”고 비판했다.
국내 상당수 시공사는 타워크레인 기사가 태업을 하고 공기를 지연시켜 발생될 손실을 막기 위해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급여 외에 월 500만∼1000만원씩 월례비를 웃돈으로 관행적으로 주고 있다. 철근콘크리트 연합회는 현재 회원사를 대상으로 피해 사례를 접수 중이며, 접수가 마무리되는대로 경찰에 고소할 방침이다.
협회는 이날 △건설노조 불법행위에 대한 신속한 신고 △정부·경찰수사에 적극적 협조 △타워크레인 등 건설기계 부당금품 요구 거부 △건설현장 불법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민·형사 손해배상 지원 △건설현장 불법행위 신고센터 설치·운영 등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 방안도 발표했다. 이외에도 합법 외국인 활용에 필요한 법령 개정·제도개선 차원에서 과도한 외국인근로자 고용제한 및 복잡하고 불합리한 절차를 완화할 것을 제안했다.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은 “우리가 사업주인데 노조가 폭력을 휘두르고 돈을 달라는 법치국가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중앙회장이 노조의 불법행위를 근절할 수 있도록 앞장서서 싸우고 뛰겠다”고 성토했다. 이어 “건설노조의 집단 이기주의 행태는 대한민국 구성원 전체가 함께 고민해 나가야 할 숙제”라며 “현장에서 직접 시공을 하는 전문건설업체들이 건설노조의 채용강요, 부당금품 요구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협회에 신고체계를 구축하는 등 불법행위 예방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