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부터 어린이집·유치원 통합…매년 2조6000억원 추가 재정 필요

2025년부터 유치원(유아교육)과 어린이집(보육)이 새로운 제3의 기관으로 통합된다. 2026년부터는 입학시스템과 교육과정까지 통합해 '유보통합'을 완성한다. 2026년부터는 매년 2조1000억~2조6000억원에 달하는 재정이 추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교육부는 30일 유보통합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31일 유보통합추진단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현재 유아교육은 교육부가 관할하는 유치원에서, 보육은 보건복지부와 지자체가 관할하는 어린이집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현재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담당하는 부처를 비롯해 교사·급식·시설안전까지 모두 달라 학부모 불만이 높았다. 김영삼 정부의 5.31교육개혁에서부터 유보통합이 논의되고 관련 정책들이 추진됐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는 2023년부터 2024년까지 1단계, 2025년부터 2단계로 나눠 유보통합을 추진한다. 1단계에서는 학부모 부담 격차를 해소하고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나뉜 관리체계도 일원화한다. 2025년부터는 새로운 교육·보육 기관을 통한 유보통합 2단계가 추진된다.

유보통합 추진안. 출처=교육부
유보통합 추진안. 출처=교육부

1단계인 2023년부터 2024년까지는 학부모의 부담 경감에 집중하면서 유보통합 모델을 발굴한다. 올해 하반기에 유보통합 선도교육청 3~4개를 운영하면서 2단계부터 적용할 새로운 통합기관 모델 수립에 참고한다. 선도교육청은 6월 공모해 선정할 예정이다. 새로운 통합기관 모습은 올해 말 시안을 발표하고 현장 의견 수렴을 거친 후 2024년 말 제시한다.

만3~5세 유아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같은 나이라고 해도 어디를 다니느냐에 따라 학부모 부담도 달랐다. 사립유치원은 학부모 추가 부담이 학비 기준 평균 월 13만 5000원이 들지만, 어린이집은 보육료 추가 부담이 없다. 교사 자격이나 처우, 시설 기준 차이에 따라 교육과 돌봄 환경 차이가 발생하고 이것이 영유아 간 발달 격차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부담 격차 해소를 위해 2024년 만 5세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연차별로 교육비와 보육료 지원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2013년부터 동결됐던 돌봄지원비도 내년부터 올린다.

2025년부터는 유치원도 어린이집도 아닌 새로운 교육·보육 기관이 운영되면서 유보통합이 본격화된다. 교육부·복지부 이원화 구조도 교육부로 일원화한다. 지역 인구 구조를 고려해 0~5세, 4~5세, 0~2세 등으로 학급을 나눠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새로운 교육기관 핵심인 교사와 교육과정, 시설·설립 기준은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해 나간다. 2026년에는 교육과정과 입학시스템도 통합한다. 현재 유치원은 처음학교로에서, 어린이집은 아이사랑 사이트를 통해 접수하고 있다.

2026년 완성 기준으로는 현재보다 매년 교사 처우 개선을 위해 6000억원 안팎, 시설안전 개선비 8000억원 내외, 유아교육비나 방과후 돌봄 등을 포함해 1조1000억~1조2000억원 등 총 2조1000억~2조6000억원 예산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관리체계 통합 전인 2024년까지는 유아교육특별회계와 복지부 국고 및 지자체,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예산을 활용한다. (가칭) 교육-돌봄 책임 특별회계와 같은 별도의 특별회계도 검토 중이다. 기존 보육·유아교육 예산(2022년 기준, 15조원) 등은 이관·유지하되, 추가 소요 예산은 지방교육재정에서 부담하는 방향으로 설계하고 있다.

정부는 관할이 다른 영역 통합을 위해 심의기구인 유보통합추진위원회를 설치하고 실무를 추진할 유보통합추진단을 꾸린다. 31일 출범하는 유보통합추진단은 교육부에 30여명 규모로 설치되며, 단장은 보건복지부 국장급 고위공무원이 수행한다. 단장 밑의 기획지원관은 교육부 국장급 고위공무원이 맡는다. 추진단은 2025년까지 3년동안 한시적으로 운영되며 교사 자격·양성 체계 방안과 관리체계 통합방안 등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말 좋은 교육 돌봄 서비스를 우리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부터 누구나 차별 없이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목표에 두고, 유보통합을 그 수단으로 추진하고자 한다”면서 “어느 기관이든 학부모가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환경을 우리 모두가 함께 마련하고, 유보통합과 늘봄학교로 우리 아이들의 첫 12년의 교육과 돌봄을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