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현대 AI의 아버지' 슈미트후버 교수 "韓, AI 우수인재 多…AI 교육 강화해야"

위르겐 슈미트후버 스위스 루가노대학 교수
위르겐 슈미트후버 스위스 루가노대학 교수

“인공지능(AI)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교육 현장에서 머신러닝과 AI 사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무엇보다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투자를 강화해야 합니다.”

위르겐 슈미트후버 스위스 루가노대 교수는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한국이 AI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분야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미트후버 교수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 미국 블룸버그 통신 등 학계와 외신으로부터 '현대 인공지능의 아버지'라 불린다. 그는 AI 딥러닝의 중요한 모델 중 하나인 'LSTM(장단기 기억 모델)'을 창시해 학계 주목을 받았다.

슈미트후버 교수는 최근 열풍을 일으킨 '챗GPT' 기반 기술 초기 모델을 30년 전 선보였다.

그는 “30년 전 '선형화된 셀프 어텐션 트랜스포머' 연구를 선보였는데 이 기술이 현재 챗GPT의 기반”이라면서 “30년 전 연구가 챗GPT로 빛을 보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슈미트후버 교수는 “챗GPT처럼 거대 언어 모델을 정치인과 비교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정치인은 보통 대화를 잘하며 어떤 질문에도 신속하고 즉각적 대답을 하고, 종종 의미 없는 진부한 말을 생각해 낸다”고 말했다.

이어 “(챗GPT를 개발하는) 언어 모델의 기반인 얕은 인공신경망은 아직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수학자나 과학자 논리적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슈미트후버 교수는 한국 AI 수준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한국에는 이미 중요한 AI 연구에 기여하는 우수한 인재가 많다”면서 “최근 만난 한국 기업과 학계 관계자 모두 야심찬 목표를 세워 AI 연구에 주력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현재 하드웨어를 지속 개선하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5년마다 컴퓨팅 비용이 10배씩 저렴해지고 있다”면서 “한국 주요 기업이 이 추세에 많은 기여를 했고 이 관점에서도 한국 AI 미래를 매우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슈미트후버 교수는 교육 투자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학생에게 머신러닝과 AI를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면서 “세계 최고 인재를 유치해 학계와 산업계 모두를 위한 우수한 AI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뇌 유출을 통해 인재를 잃지 않도록 하고 기술을 선도하는 외국 민간 AI 연구소와 견줘 경쟁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비용이 소요되더라도) 주요 대학 근처에 AI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슈미트후버 교수는 일부 대기업이나 빅테크가 AI 기술을 소유하는 것이 아닌 모든 개인이 AI를 소유하는 이른바 'AI 포 올(for ALL)' 이라는 개념을 주창해왔다. 그는 하렉스인포텍 등 국내 전문 기업과 학계가 중심이 돼 결성한 '사용자 중심 AI 포럼' 공동의장(박경양 하렉스인포텍 공동의장)을 맡았다. 30일 '사용자 중심 AI 포럼' 창립 총회 참석차 방한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