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금융규제를 풀어 혁신금융 육성에 나선다. 기존 금융회사 해외 진출을 촉진하고, 디지털 환경에 맞지 않는 규제를 개선해 금융사, 빅테크의 금융·비금융 융·복합 신상품과 서비스 출시를 독려한다. 핀테크 등 금융분야 신산업 육성에도 힘쓴다. KDB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도 본격 추진한다.
금융위는 3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러한 내용의 2023년 업무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날 업무보고엔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윤 정부의 경제팀이 총출동했고, 금융지주사 회장, 금융협회장을 비롯해 민간 금융 전문가도 다수 참석했다. 금융위 업무보고와 함께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산업 육성을 위한 토론회도 진행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디지털 금융환경에 맞지 않는 규제를 개선하고, 국제기준에 부합하도록 핀테크·금융보안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금융·비금융 융복합 신상품 서비스의 출현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사의 비금융업종 자회사 출자 또는 부수업무 영위를 허용해 금융사가 다양한 산업군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제도를 정비한다. 또 빅테크 그룹 내 위험 전이 발생 가능성을 방지하고 빅테크와 금융회사간 업무 위·수탁 리스크 관리로 경쟁과 협력이 원할토록 지원한다.
신사업 걸림돌 중 하나인 보안 리스크 관련해선 자율보안체계 구축과 '목표·원칙 중심, 사후책임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한다. 보안 체계를 갖추고 정보유출 등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뜻이다.
금융위는 국내 금융산업의 해외 진출 성공사례도 늘려가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경쟁력이 있는 신용정보·지급결제시스템 등 금융 인프라의 신흥국 수출을 활성화하겠다”면서 “핀테크 기업 해외 진출 시에 현지 시장정보 안내부터 해외 투자자·인력, 협력기업 네트워킹 주선까지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핀테크 기업에 대한 종합컨설팅, 혁신펀드 등 정책자금 지원과 D-테스트베드 실효성 제고 등을 통해서 핀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해 나가겠다”고 했다.
D-테스트베드는 핀테크 스타트업이 사업아이디어 등을 검증할 수 있도록 금융권 데이터 및 테스트 환경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핀테크지원센터 데이터분석시스템을 상시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제공 데이터 범위도 금융뿐만 아니라 비금융 데이터도 포함해서 제공토록 할 방침이다.
가상자산 규율체계 마련도 보고했다. 김 위원장은 “1단계에서는 불공정거래 규제와 고객자산에 초점을 두고, 2단계로는 국제기준의 가시화를 봐가면서 시장질서 규제를 보완해 나가겠다”며 “조각투자·증권형 디지털자산에 대해서 발행·유통 규율체계도 정비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밖에 산업은행 본점을 서울에서 부산으로 옮기는 걸 공식화했다. 또 △1조원 규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매입·정리 펀드 조성 △은행권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신설 △공모 상장형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 △비상장주식 거래플랫폼 사업자 제도화 △온라인 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 △실손보험금 청구 전산화 등을 중점 과제로 소개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