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이어 英 런던 킹스턴구에서도 '김치의 날' 선포…유럽 도시 최초

세계김치연구소·한영문화교류 업무협약후 다년간 공동 협력 결실

우리나라 식품 최초의 법정기념일인 '김치의 날'이 미국에 이어 영국에서도 제정된다.

영국내 한인 최대 거주지역인 킹스턴 어폰템스 왕립자치구(이하 킹스턴구)는 유럽 도시 중 최초로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선포하고 이를 기념해 매년 다양한 한국 음식문화 체험과 교육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소장 장해춘)는 다년간 협력해 온 한영문화교류(KBCE·감독 장정은)가 1월 30일(현지시간) 킹스턴구 의회 안드레아스 키르시 의장을 중심으로 '킹스턴구 김치의 날' 제정 소식을 알려왔다고 31일 밝혔다.

지난해 영국 킹스턴구에서 열린 제4회 김장 페스티벌.
지난해 영국 킹스턴구에서 열린 제4회 김장 페스티벌.
2019년 주영국대한민국대사관 관저에서 열린 김치전시회.
2019년 주영국대한민국대사관 관저에서 열린 김치전시회.

'김치의 날'은 김치산업 진흥과 김치문화를 계승·발전하고, 국민에게 김치의 영양적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로 매년 11월 22일이다. 여기에는 배추, 무 등 다양한 김치 소재 하나하나(11월)가 모여 면역 증강, 항산화, 항비만, 항암 등 22가지(22일) 효능을 낸다는 뜻이 담겨있다.

'킹스턴구 김치의 날' 선포문에는 한국의 김치 종주국 지위, 김치 역사, 김치 종류 다양성과 영양적 우수성, 영국 내 한식의 인기, 김장문화 인류무형문화유산 지정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세계김치연구소는 2018년부터 유럽 내 한국산 김치 수입량이 급증하는 영국을 김치문화 확산의 주요 대상국으로 선정하고, 해외 거점공동체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한영문화교류'를 발굴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매년 열린 '영국 김장 페스티벌'에 협력기관으로 참여해 전문자료와 콘텐츠를 제공하고, 김치 세계화 활동을 지원해왔다.

한영문화교류는 2018년 11월 영국 복권기금으로부터 '김장 프로젝트' 사업비 9만7000파운드(약 1억4000만원) 전액을 지원받아 킹스턴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의 김치 레시피를 조사해 2020년 도서 '21개의 김치 레시피(21 Authentic Kimchi Recipes)'와 비디오를 제작·출간했다.

한영문화교류의 김장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된 도서 등 콘텐츠는 킹스턴역사박물관에 영구 보관 중이며, 김치와 김장문화를 소개한 온라인 웹사이트는 영국도서관 웹아카이브에 공식 등재되는 성과를 거뒀다.

장정은 한영문화교류 감독은 “김치의 중요성을 인정한 킹스턴구 의원들은 물론 지속적으로 전문자료와 콘텐츠를 제공한 세계김치연구소에 감사하다”며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 내 김치문화를 확산하는 데 앞장서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윤여철 주영국대한민국대사관 대사는 “영국에서 유럽 최초로 김치의 날이 제정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하고, 특히 올해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이해 반가운 소식을 전할 수 있어 더욱 기쁘다”며 “한영문화교류와 킹스턴구 의원들에게 감사하며, 이를 계기로 한영 양국 국민 간의 친밀감을 더욱 높여 상호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는데 기여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정부는 지난 1월 18일 김치산업 진흥·육성 및 김치 종주국 위상 제고를 위한 협의 기구인 '김치산업 관계기관 협의체'를 출범시켰다”라며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 해외 김치의 날이 제정·선포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해춘 세계김치연구소장은 “해외 김치의 날 제정·선포는 김치 세계화를 위한 첫 단계”라며, “앞으로 유럽뿐 아니라 중동, 아시아 등에도 거점공동체를 추가로 발굴해 김치 세계화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협력의 거점기관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킹스턴구 김치의 날'은 오는 4월 18일(현지시간) 킹스턴구 의회에서 공식 의결을 통해 최종 제정되며 11월 22일 킹스턴구 김치의 날을 기념하는 김치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현재 해외 김치의 날은 미국 캘리포니아, 버지니아, 뉴욕, 워싱턴 D.C 등 4곳에서 제정됐으며 미시간, 메릴랜드, 조지아 등 3곳에서는 선포됐다. 미국 연방과 아르헨티나는 진행중이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