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은 소아청소년과 김경훈 교수팀이 호흡기 질환을 가진 소아들에서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숨소리 '천명음'을 찾아내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천명음은 폐로 오가는 공기 통로인 기도가 좁아지면서 압력에 의해 숨을 쉴 때마다 가슴에서 '쌕쌕' 소리가 나는 호흡음을 뜻한다. 구조적으로 기도가 좁은 소아에서는 천식, 기관지염 등으로 천명음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소아 호흡기 질환을 조기 진단하는 데 중요한 지표다.
천명음을 판별하는 수단은 가슴에 청진기를 대고 직접 숨소리를 듣는 '청진' 방식에 머물러 있다. 객관적인 수치로 나타나는 검사법이 아니기 때문에 의사 경험과 판단에 따라 정확도가 차이 난다.
연구팀은 기존 유사 연구에서 데이터 정교함과 모델 정확도가 임상 현장에서 활용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소아 호흡기 전문가들이 교차 검증한 실제 소아 호흡기 환자의 287명 호흡음을 기계 학습에 사용했다.
보다 정확한 예측을 가능하게 하면서도 인공지능 학습 능력은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34개 레이어의 레즈넷(ResNet) 인공신경망 기술을 적용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이 개발한 알고리즘은 정확도 91.2%, 정밀도(동일 조건에서 측정한 값이 얼마나 일정하게 나타나는지 나타낸 수치) 94.4% 수준으로 임상 현장에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높은 정확성과 안정성을 보였다.
김경훈 교수는 “소아는 구조적으로 기도가 좁아 천명음이 발생하기가 쉽고, 허파꽈리(폐포)의 표면적도 적어 천식 등의 호흡기 질환을 견딜 수 있는 능력도 성인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면서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조기에 진단해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개인의 상태에 맞춘 최적의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이번 인공지능 모델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출판 그룹의 온라인 학술지 '사이언티픽 레포트' 최신호에 실렸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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