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서 주변 전자기기에 영향을 주지 않고 드론만 무력화할 수 있는 전자기파 기반 안티드론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김용대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팀이 도심에서 사용 가능한 협대역 전자기파를 회로에 원격 주입해 드론을 즉각 무력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광대역 전자기파를 이용한 기존 안티드론 기술은 주변 전자·전기 장치에 피해를 줄 수 있어 도심사용이 어렵다.
연구팀은 드론 제조사 제어 유닛 보드별로 전자기파 주입 민감도가 다름을 발견, 제조사별 민감도를 극대화한 주파수를 분석했다. 협대역 전자기파를 주입하는 것만으로도 드론을 원격으로 즉각 무력화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미 실험으로 10m 거리에서 호버링 비행 중인 드론을 추락시키는 데 성공했다.
드론 관성계측장치(IMU)와 제어 유닛 보드 간 통신을 방해해 드론제어를 막는 것이 이번 연구 핵심 아이디어다. 연구팀은 지난 2015년 소리를 평형센서인 자이로스코프 센서에 주입해 드론을 떨어뜨리는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당시 연구가 사람 평형감각을 유지하는 달팽이관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에 빗댄다면 이번 연구는 달팽이관과 뇌를 연결하는 신경망을 막는 셈이다.
이번 기술 특징은 주변 전자장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심에서도 적용 가능하다. 같은 제어 유닛 보드를 사용하는 군집 드론에 사용 시 이들을 동시에 추락시킬 수도 있다. 피·아 드론이 섞여 비행하는 상황에서 적 드론만 격추시킬 수 있다.
관련 논문 공동 제1 저자인 장준하 연구원은 “주변 전자장치 영향 문제를 해결해 도심에서 적용 가능한 기술”이라며 “고도화 연구로 자폭 드론, 집단 드론 공격 등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기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대 교수는 “원천 연구가 이제 끝난 시점으로, 실제 제품 개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추가로 제어 유닛 보드와 IMU 센서 간 통신회로뿐 아니라 다른 회로 취약점에 연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