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ERICA 나노광전자학과 김영현 교수 연구팀이 고해상도·초저전력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가 실생활에 응용될 경우, 기존의 디스플레이 구조가 가지고 있던 제약을 뛰어넘어 초고해상도의 마이크로 디스플레이에서 초저전력 웨어러블 디스플레이까지 아직은 먼 미래의 기술로 여겨지던 분야들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및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기존의 복잡한 보상회로를 대체해 디스플레이의 불균일한 밝기 변화를 보상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인 '강유전체 산화물 박막 트랜지스터를 이용한 마이크로LED의 밝기 보상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픽셀은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단위로, 하나의 픽셀은 광원과 이를 제어 하는 트랜지스터로 이뤄진다. 이 픽셀 내부 소자들의 성능이 균일하지 않을 경우 디스플레이의 전체 밝기가 균일하지 않아 화면이 얼룩덜룩하게 보이는 무라(mura)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픽셀에 추가적 트랜지스터를 배치해 피드백 과정을 통해 균일한 성능을 끌어낼 수 있는 '보상회로'방식이 일반적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이로 인해 픽셀의 복잡도 및 크기가 증가하고 소비전력이 상승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에는 적합하지 않다.
김영현 교수 연구팀에서는 그 대안으로 최근 각광 받기 시작한 강유전체를 이용해 보상회로를 대체하는 방법에 집중했다. 강유전체는 자발 분극이 항상 존재하는 물질인데, 외부 전기적 자극으로 분극상태를 변화시킬 수 있는 물질이다. 이 물질 특성을 이용하면 반도체 소자의 전도도를 제어하고 이론상 10년 이상 그 상태를 기억시킬 수 있다. 이를 이용하면 다수의 트랜지스터로 구성된 보상회로 대신 하나의 소자로 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김영현 교수 연구팀은 이런 강유전체 중 KIST 한재훈 박사 연구팀이 연구하고 있는 강유전체(HfZrO2)를 이용해 산화물 반도체 기반 강유전체 박막트랜지스터를 제작하였고, KAIST 김상현 교수팀에서 개발된 마이크로LED의 밝기를 프로그래밍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김영현 교수 연구팀은 전기적으로 연결된 강유전체 박막트랜지스터와 마이크로LED로 구성된 픽셀 회로에 4개의 다단계 전기적 자극으로 마이크로LED 밝기가 4단계로 100초 이상 유지되는 것을 구현했다. 이는 강유전체가 응용된 간단한 구조의 회로가 기존의 복잡한 보상회로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영현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국내 대학과 연구소의 협동을 통해 외국에서도 보고된 적 없는 연구 성과를 도출했다”며 “산업체 협업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양대 ERICA 나노광전자학과 진태원 연구원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영국 왕립화학회 나노스케일분야 SCI 학술지 'Nanoscale Advances' 1월호 내부 전면 커버 논문으로 선정됐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