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 2개월 만에 수수료 다시 올린다…수익성 개선 '고삐'

크림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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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운영하는 리셀 플랫폼 '크림'이 수수료 인상에 다시 나섰다. 경쟁업체 대비 빠른 수수료 인상에도 성장세를 지속한 만큼 단단한 고객층을 형성했다는 판단이다. 본격적인 수익 창출을 통해 글로벌 개인간거래(C2C)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크림은 오는 3월 1일부터 판매 수수료를 최대 3%로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최대 3%를 부과하는 구매 수수료를 합치면 크림이 받는 최대 수수료율은 6%까지 오른다. 100만원 상당 상품이 거래될 경우 크림은 구매자와 판매자로부터 최대 6만원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검수비 무료 이벤트와 배송비, 보관판매 보증금 등은 기존 정책을 유지한다.

이번 수수료 인상은 2개월 만이다. 앞서 크림은 지난해 4월 유료 수수료 전환 이후 7차례 단계적으로 수수료를 인상해왔다.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는 4개월 연속 인상한 바 있다. 충분한 외형 성장을 이룬 만큼 올해부터는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

수수료 인상 배경에는 리셀 시장에 대한 확신도 담겨있다. 경쟁사 대비 높은 수수료율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무신사 '솔드아웃'은 지난달까지 무료 수수료 정책을 펼쳐오다 이달부터 구매 수수료율 1%만 부과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에서 만든 '에어스택'은 수수료는 물론 구매 배송비도 무료로 운영한다. 경쟁사의 파격적인 조건에도 크림 점유율은 80%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크림의 연간 거래액은 최소 1조5000억원을 상회,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월간활성사용자수(MAU)도 지난해 9월 약 400만명에서 최근 약 440만명 수준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연속 수수료를 인상했음에도 사용자 수가 10% 늘어난 셈이다.

이처럼 크림은 리셀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다. 경쟁사 대비 많은 거래량과 높은 검수 기준, 빠른 정산·보상 체계를 운영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명품·리빙·테크 등 카테고리를 추가하며 브랜드 상품군을 키운 것도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본격적인 수익 창출을 선언한 만큼 향후 수수료 추가 인상도 예상된다. 지난 2021년 9월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리셀 플랫폼 '스탁엑스' 결제 수수료는 최대 13%에 달한다. 글로벌 시장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인상 여지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크림의 수익 창출을 기점으로 네이버의 C2C 시장 공략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북미 최대 C2C 플랫폼 '포시마크'를 1조7000억원에 인수했다. 또 스페인 '왈라팝', 프랑스 '베스티에르 콜렉티브' 등 세계 각국의 중고 거래 플랫폼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C2C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네이버의 핵심 성장 기반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