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미국에서 생산할 제네시스의 첫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70 전동화 모델'이 현지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업계 일각에서는 이 차가 기준 미달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재무부는 3일(현지시간) 세액공제 대상 전기차 권장소비자가격(MSRP)을 판단할 때 적용하는 차량 분류기준을 개정했다.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하고 배터리 부품과 핵심 광물 원산지 요건을 충족한 전기차 대상으로 일정 가격 이하 차량에 최대 7500달러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승용차는 5만5000달러 이하, SUV·밴·픽업트럭은 8만달러 이하다.
애초 재무부는 차량을 승용차나 SUV 등으로 분류할 때 환경보호청(EPA)의 기업평균연비제(CAFE) 기준을 적용했다. 완성차 업체가 맞춰야 하는 최저 연비를 설정한 CAFE 기준에서는 SUV와 모양이 비슷한 크로스오버 차량 일부가 승용차로 분류됐다.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도 승용차로 구분돼 혜택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차는 IRA의 북미 최종 조립 요건을 맞추기 위해 올해부터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GV70 전동화 모델을 생산할 계획이다. CAFE 기준으로는 GV70 전동화 모델도 승용차로 분류돼 5만5000달러 가격 상한을 넘어 세액공제를 받지 못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재무부는 기업평균연비제(CAFE)가 아닌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EPA 연비표시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 경우 GV70 전동화 모델은 SUV로 재분류돼 다른 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가격이 8만달러를 넘지 않는다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번 개정으로 현대차를 비롯한 제너럴모터스(GM), 테슬라 등도 혜택을 볼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캐딜락 리릭, 테슬라 모델Y(5인승), 폭스바겐 ID.4, 포드 머스탱 마하-E 등이 SUV로 분류돼 가격 상한에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가 소속된 미국자동차협회(AAI)는 성명을 내고 “전기차 세액공제 관련 혼란을 일부 해소하고 크로스오버나 SUV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고객을 돕는 아주 훌륭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