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형컴퓨터가 독과점 유의품목으로 지정돼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졌다. 제외 시 일체형컴퓨터 조달 시장에 대기업 진출이 예고돼 중소 PC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일체형컴퓨터는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중소기업제품 공공구매제도 운영요령'에 의거해 독과점 유의품목으로 지정됐다. 독과점 유의품목 지정은 다수의 중소기업 간 실질적 경쟁을 토대로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도가 실효성 있게 운영하기 위해 시행하는 제도다.
독과점 유의품목은 최근 2년간(2019~2020년) 연속 또는 최근 5년간(2016~2020년) 3회 이상 시장지배적 추정 사업자가 발생한 품목에서 지정된다. 시장지배적 추정사업자는 납품액 40억원 미만 품목은 제외하고 시장점유율이 1개 기업 50% 또는 3개 이하 기업 합계 75% 이상인 경우다.
일체형컴퓨터는 2019~2020년 에이텍이 59%, 63% 시장 점유율을 보이면서 독과점 유의품목에 지정됐다. 지정된 품목은 경쟁제품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2024년에도 여전히 독과점 유의 품목 요건에 해당되면 2025~2027년 경쟁제품 추천에서 제외된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조달시장 일체형컴퓨터 판매 점유율은 상위 3개사가 80%, 73%, 86% 점유율을 기록했다. 일체형컴퓨터 조달 1위 업체인 에이텍의 단일 점유율은 2021년 40%, 지난해에는 71%로 최근 4년간 평균 58% 점유율을 보였다. 이러한 추세를 감안하면 일체형컴퓨터는 독과점 유의 품목 요건이 이어져 2년 뒤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에서 제외될 공산이 크다.
일체형컴퓨터는 조달 PC 시장에서 데스크톱, 태블릿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2013년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지정 이후 참여 업체 수와 관련 업체 매출이 지속 확대됐다. 조달 시장 참여 업체는 2012년 12월 17곳에서 지난해 62개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매출 쏠림 현상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취지에 반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에서 제외되면 대기업의 조달 시장 진출이 가능해진다. 수요기관 차원에서는 제품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다. 반면에 중소기업에는 부담 요인이다. 앞서 대기업 진출 길이 열린 노트북 조달 시장은 대기업의 점유율이 80%를 넘는다.
중소 PC업계에서는 일체형컴퓨터 시장에서 노트북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서둘러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품 품질뿐 아니라 사후관리(AS) 등을 고도화해 2년 뒤 경쟁제품 해제에 따른 대기업 진출 시나리오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다은기자 dand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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