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2대 주주가 됐다. 양사의 지식재산권(IP)과 플랫폼을 활용한 시너지를 극대화해서 음악·콘텐츠 사업 분야 주도권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SM엔터 최대주주 이수만 총괄 측은 카카오의 지분 취득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당분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7일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9.05%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SM엔터테인먼트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123만주 규모의 신주를 인수하고,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114만주(보통주 전환 기준)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인수한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꾸면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의 2대 주주가 된다. 지분 인수 규모 총액은 2171억500만원 수준이다.
SM엔터 최대주주 지위는 10%대 지분을 가진 이수만 총괄이 유지한다. 카카오와 지분 차이는 10% 이내로, 소액주주가 70% 이상인 SM엔터 상황을 고려하면 카카오가 SM엔터 경영 전반에 대한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투자로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는 3자 간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3사는 급변하는 음악 및 콘텐츠 환경 속에서 다각적 사업 협력을 통해 K-컬처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 데 앞장설 계획이다.
특히 스토리·뮤직·미디어 등을 아우르는 기획 및 제작 역량, 플랫폼·아티스트 등 독보적 IP 밸류체인을 보유한 카카오엔터와 글로벌 한류 및 K-팝 열풍을 선도해 온 SM엔터가 만나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카카오엔터와 SM엔터는 각사의 해외 파트너 등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매니지먼트 사업을 함께 추진한다. 글로벌 오디션을 통해 K-팝 아티스트를 공동 기획하는 등 IP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력한다. 글로벌 음반·음원 제작 및 유통 등 음악 사업과 더불어 다양한 비즈니스 협업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3사는 카카오가 사업자로 참여해서 서울 도봉구 창동에 설립할 예정인 복합문화시설 '서울아레나'를 활용, 국내 공연 문화 생태계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K-팝 중심 콘텐츠 협업뿐만 아니라 카카오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기술적 협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기술 등 폭넓은 협력을 고려해 카카오엔터가 아닌 카카오가 SM엔터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는 게 카카오 측 설명이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대표는 “이번 투자와 협력을 통해 치열한 글로벌 음악 및 콘텐츠 시장 경쟁에 함께 대응하고, K-콘텐츠의 글로벌 메인스트림 공략에 양사가 서로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다각적인 협력을 통해 K-컬처의 글로벌 영향력 확장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한편 SM엔터 최대주주 이수만 총괄 측은 카카오의 지분 취득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총괄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화우는 신주·전환사채 발행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통해 SM엔터 이사회의 불법적 시도를 원천 봉쇄하겠다고 밝혔다. 또 위법한 결의에 찬성한 이사진 대상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