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계가 벤처투자 혹한기를 이겨내기 위해 비즈니스모델(BM) 고도화에 나선다. 시장 상황 변화에 맞춰 기업간거래(B2B) 서비스에서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로 중심축을 옮기거나 고객 요구를 파악해 정밀한 타깃팅을 시도한다. 사업 확장보다 매출 창출이 우선시되면서 서비스 유료 전환을 서두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가상 인테리어 플랫폼 어반베이스는 B2C 리모델링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동안 유명 가전·가구사에 기업형 소프트웨어(SaaS)를 제공하는 B2B 시장에 집중했다면 B2C 리모델링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어반베이스는 국내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60조원으로 몸집이 커지는 반면 무허가 업체 등으로 인한 소비자 불만이 크고, 업계 톱티어 회사 시장점유율이 10%를 넘지 않는 시장 여건에서 기회를 포착했다. 실제 한 소비자단체 조사에 따르면 실내건축공사업 면허가 필요한 1500만원 이상 인테리어 공사 경험이 있는 사업자 가운데 면허 보유 사업자는 17.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면허 업체 부실시공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이유다.
어반베이스는 일찌감치 2021년 12월 실내건축공사업 면허를 취득했다. 3차원(3D),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자사가 보유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리모델링 시장을 혁신하고 신뢰도를 높인다는 목표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어반베이스 동탄이 전초기지다. 800평 규모로, 가구 전시는 물론 맞춤 스타일링 컨설팅 등 인테리어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사는 어반베이스 동탄을 발판으로 종합 리빙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법안·정책 모니터링 및 분석 플랫폼 '코딧'은 B2C와 B2B 모두 가능성을 엿봤지만 최종적으로 B2B에 집중하기로 했다. 국내 대관 업무(대정부 관계·government relation) 역량이 부족한 스타트업이나 외국계 기업이 주요 타깃이다.
우선 코딧은 규제 신설 등 사업에 영향을 주는 입법 정보 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법안·회의록·뉴스·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공개된 데이터 간 연결고리를 만드는 파인튜닝(fine-tuning)을 통해 기업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 국회 법안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 훈령·예규, 고시, 공고 등을 모든 정보를 총망라하고 있어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규정 변경을 놓치지 않고 전한다.
코딧은 자체 개발한 영어 자동번역 서비스를 기반으로 국내 인적 네트워크가 부족한 글로벌 기업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전체 고객사 약 70%가 외국계 기업일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리턴제로는 눈으로 보는 통화 앱 '비토'(VITO)를 오는 15일부터 구독 기반 유료 서비스로 전환한다. 그동안 고객경험 확대를 위해 전면 무료로 제공해왔다. 아울러 리턴제로는 지난해 12월 회의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해주는 기업 전용 서비스 '콜라보'(CALLABO) 클로즈 베타 버전을 출시했다. 현재 정보기술(IT), 금융, 교육 등 다양한 업종 20여사에 공급하고 있다. 콜라보를 시작으로 B2B 서비스를 다각화할 방침이다.
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