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연구진이 늘어나는 크기·방향을 동시에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피부부착형 스트레인(외부 힘에 따른 길이 변화) 센서를 개발했다.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적용해 정확도·신뢰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헬스케어 활용도가 높고 로봇 전자피부에도 쓰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중앙대 연구팀, 미국 코네티컷 주립대와 함께 360도 전방향에 걸친 신축량과 변형 방향을 98% 정확도로 감지하는 센서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기존 피부부착 스트레인 센서는 고무 등 신축성 소재에 그래핀·탄소나노튜브(CNT) 등 전도성 나노소재를 더해 신축성 전도체 채널을 만든 뒤 채널 변화에 따른 전기 저항값으로 변형 크기를 감지했다. 하지만 특정 방향 변형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여러 방향으로 늘어나는 피부 특성을 정확히 측정할 수 없었다.
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늘어나는 크기와 방향을 동시에 재는 센서를 제작했다. 기술 핵심은 새로운 방향성 센서 구조다. 전 방향으로 늘어나는 방향에 따라 주기적인 저항 증감 특성을 나타내는 구조를 구현, 특허출원을 마쳤다.
또 세개 센서를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배치하고 이들 신호를 조합해 특정부위 신축 방향과 변형량을 동시에 뽑아내게 했다. 여기에 더해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인공신경망 구조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30% 신축 범위에서 신축 방향과 변형량을 98% 정확도로 추출했다. 이로써 다양한 감각을 인지하기 위해 개별센서 여러 개가 필요하고, 지연 현상도 벗어나기 어려웠던 기존 단점을 해소했다.
무해한 소재를 사용해 피부부착 및 인체 각 부위 동작 감지에 널리 사용할 수 있다. 또 인쇄공정으로 제작도 간편하다. 제작 단가가 낮고 제작 시간도 짧아 일회용 센서로도 쓸 수 있다.
김성현 ETRI 플렉시블전자소자연구실 책임연구원은 “개발한 고정확 스트레인 센서는 간단한 구조로도 복잡한 피부 변형 양상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어 재활치료 및 헬스케어, 로봇, 의족·의수, 웨어러블 기기 등 전자 피부가 필요한 분야에 폭넓게 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성규 중앙대 교수도 “개발 기술은 AI 알고리즘을 이용해 단순한 센서 모듈로도 다양한 특성을 동시에 인식하고 기존 시공간 제약을 탈피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시도”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3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삼았다. 향후 다양한 근육·관절 움직임 측정에 적용해 근골격 질환 진단 및 상시 재활치료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스킨트로닉스를 위한 감각 입출력 패널 핵심 기술 개발' 과제와 '상시 근골격 모니터링 및 재활을 위한 무자각 온스킨 센서 디바이스 기술' 과제로 수행됐다.
논문 제1저자는 김성현 ETRI 플렉시블전자소자연구실 박사와 이준호 중앙대 반도체디스플레이연구실 박사과정생이다. 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1월 5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