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이 연이은 오류로 차세대 전산 시스템 운영을 중단했다. 2년여 기간에 걸쳐 지난달 중순 차세대 시스템을 오픈했지만, 시스템 오류·서비스 지연이 대거 발생하는 등 소비자 불편·불만이 커지면서 종전 구형 시스템으로 회귀하는 황당한 사태가 발생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6일 오픈한 차세대 시스템 오류 장애를 잡지 못하면서 이전 시스템으로 '롤백'했다. 롤백은 시스템에서 업데이트에 오류가 발생해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말한다.
통상 금융사들의 경우 차세대 시스템을 오픈한 뒤 1~2주가량 오류를 잡고 수정하는 작업을 거쳐 시스템 안정화를 진행한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은 이례적으로 시스템을 오픈하고 바로 구형 버전으로 되돌리는 결정을 단행했다.
앞서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3일 18시부터 16일 09시까지 자사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고, 차세대 시스템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했다. 차세대 시스템을 오픈한 16일 잇따른 오류로 서비스 장애가 나타났고, 접속 지연 사태까지 발생했다. 대출 이자 납입, 원금상환 등 업무까지 지장을 받으면서 소비자 민원이 빗발쳤다. OK저축은행은 추가 오류 개선 등 안정화 작업을 진행했지만, 차세대 시스템이 이를 받쳐주지 못해 내부에서 롤백을 결정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차세대 시스템 오픈 이후 일정 시간 서버 과부하가 발생함에 따라 대고객 서비스와 안전, 고객 불편이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회사 기본 경영원칙 아래 롤백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OK저축은행은 차세대 전산시스템으로 고객과 상품, 개인·기업 여신, 채권관리 등 여신 관련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여신 시스템'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또 비대면 대출 프로세스와 더불어 영업 채널 확대, 안정적 제휴 서비스 기원 등 기능적인 부분의 강화도 노렸다. 하지만 현재 모든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차세대 시스템 재오픈 시기도 미정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재오픈과 관련해서는 지속 협의 중에 있다”면서 “오픈 시점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OK저축은행 차세대 시스템 재오픈 시점이 상당히 밀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내부 시스템은 물론 저축은행중앙회 전산 등과 동기화하는 부분에서 오류가 다수 발견돼 개선까지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OK저축은행 내부적으로 데이터 부분 문제가 다수 발생해 현재까지 애를 먹고 있다”면서 “중앙회와 연동되는 데이터도 많은데 전체적으로 수정 작업을 진행하다 보니 시간과 자원이 많이 들고 있어 상당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2년여 준비작업 거쳐 오픈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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