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본경선 진출자를 가르는 예비경선(컷오프) 여론조사가 8일 시작한 가운데, 당대표 후보들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경선 시작부터 계파 갈등이 불거지고, 대통령실까지 가세하면서 각 후보에 대한 유불리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8일과 9일 이틀간 무작위 추출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본경선에 오를 후보 4인을 선정하는 이른바 컷오프로 결과는 10일 발표 예정이다. 그동안 여론조사로만 가늠하던 당대표 후보들의 우열 여부가 실제 책임당원 투표로 드러나는 셈이다. 경선 갈등으로 커지고 있는 '친윤'과 '비윤'의 계파 분리가 컷오프에서도 나타날 지 관심이 쏠린다.
1위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던 김기현·안철수 후보의 우열은 안개 속이다. 8일 발표된 복수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다른 결과를 보였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6~7일 국민의힘 지지층 402명을 대상으로 차기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를 물은 조사에선 김 후보 45.3%, 안 후보 30.4%라는 결과가 나왔다. 반면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4~6일 국민의힘 지지층 52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안 후보 35.5%, 김 후보 31.2%로 나타났다.(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당 내부 관측도 엇갈리고 있다. 특히 후보 등록 이후 커지고 있는 대통령실의 경선 개입과 천하람 후보의 선전이 변수로 언급된다.
김 후보의 우세를 점치는 쪽에서는 대통령실 경선 관여가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여당의 전당대회에서 책임당원들은 결국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안 후보의 '사드배치 반대'와 '신영복 교수' 관련 발언 문제가 골수 보수층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안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보는 쪽에서는 대통령 경선 개입이 오히려 비윤계 결집을 이끌어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후보가 대통령의 지원사격이 있어야만 승리할 수 있는 이미지로 추락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천 후보의 선전으로 결선투표까지 갈 경우 결국 안 후보에게 표가 쏠릴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번 대통령실의 경선 개입은 국민의힘 당 이미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법적으로는 여당 당원으로서 대통령의 의견 표출은 가능하지만, 이번처럼 드러내놓고 특정후보 지원에 나서는 모습은 중도 여론이 등 돌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수진영 한 관계자는 “경선 개입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차기 국민의힘 지도부가 제대로된 공천과 총선 승리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대통령 지지율부터 지키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며 “경선 후보들은 전당대회 이후 분열된 당 내부를 어떻게 추스려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