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세븐포인트원이 간단한 대화만으로 인지 기능 저하 여부를 판별해서 2분 만에 치매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솔루션으로 미국 진출을 추진한다.
이현준 세븐포인트원 대표는 “치매를 조기에 진단해서 치료를 진행하면 상태를 호전시키거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면서 “치매 고위험군을 조기 선별하는 인공지능(AI) 솔루션과 치매 환자 우울증 개선을 돕는 가상현실(VR) 기술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8일 밝혔다.
주력 제품은 치매 고위험군 스크리닝 솔루션인 '알츠윈'이다. 치매에 걸리면 초기 증상으로 언어 유창성과 의미 기억력이 저하된다. 몇 가지 간단한 질문에 1분 동안 최대한 답변하면 AI가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언어 유창성과 의미 기억력을 분석, 뇌 활성화 상태를 파악하고 치매 고위험군을 조기에 판별한다.
중앙치매센터장을 지낸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이 2010년부터 연구한 기술이 기반이다. 많은 임상 연구와 논문을 통해 정확도를 증명했다. 전문 장비나 인력 없이도 디지털 리터러시가 낮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센터나 병원 방문 없이 AI 스피커나 스마트폰을 통해 테스트하고, 앱을 설치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전화를 걸어 검사할 수도 있다. 실제 지역 치매안심센터에서 전화로 진행한 테스트에 응답률이 48%로 높게 나왔다.
세븐포인트원은 네이버 D2SF 투자 유치 이후 네이버클라우드와 협력한 인지 건강 관리 사업을 마치고 지방자치단체, 지역치매센터, 보험사, 제약사, 의료기관 등과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영어와 스페인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AI 기반 치매 고위험군 선별 기능 우수성을 인정받아 올해 초 'CES 2023'에서 혁신상도 받았다. 올해 CES에서는 200명을 대상으로 영어 버전 데모도 진행했다.
이 대표는 “CES를 계기로 미국 대형 유통사, 약국체인, 의료기관, 보험사, 제약사 등과 협력 기회를 만들어 현재 30여개 기업과 후속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올해 미국 진출 관련해 유의미한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다른 주력 제품인 '센텐츠'는 비약물치매치료법 가운데 하나로 사용되는 기억회상요법을 VR로 구현한 솔루션이다. 경로당, 요양원, 병원, 복지관 등 집단시설 내 그룹케어와 가정 방문을 통한 홈케어가 가능하다.
이 대표는 “58개 콘텐츠를 통해 좋았던 기억을 VR로 회상시키는 방식으로 뇌를 활성화시킨다”면서 “현장에서 수많은 어르신들이 센텐츠 사용 후 실제로 행복감이 강화되고 인지 기능이 개선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