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립테크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수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진단에서 나아가 '솔루션'까지 제시해야 합니다.”
장승웅 텐마인즈 대표는 최근 각광받는 슬립테크 시장을 냉철하게 평가했다. 글로벌 수면 시장 규모가 2021년 150억달러에서, 2026년 321억달러로 빠른 성장이 예견되지만 출발도 제대로 못했다는 분석이다.
장 대표는 “슬립테크 시장에서 뒤척임, 코골이 등 수면상태 '진단'을 내세운 기업은 많지만, 이후 솔루션까지 궁극적 해결책을 제시해 일상에 스며든 곳은 드물다”며 “'모션필로우'는 근본적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시스템을 개발했고 모두가 사용하는 베개로 시장에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모션필로우는 인공지능(AI)이 사용자 코골이 소리와 패턴을 감지한 후, 베갯속 에어백을 이용해 사용자 고개를 움직여 코골이를 멈추게하는 베개다. 8년 이상 연구개발이 축적된 결과물로 지난해 11월 상품으로 출시됐다.
수집된 코골이 데이터는 연동된 수면 데이터 관리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전송된다. 사용자는 녹음된 본인의 코골이 소리를 비롯한 수면 습관, 상태를 앱을 통해 확인하고 관리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장 대표는 “핵심은 AI로 코골이를 분석해 작동하는 AI 모션시스템이고 베개는 시스템을 구현하는 매개체”라며 “디바이스가 낯설거나 공간 차지 등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누구나 사용하는 베개에 시스템을 연결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모션필로우는 2020년부터 2022년, 2023년까지 CES 혁신상을 3회 수상할 정도로 기술력과 혁신성을 인정받았지만 제품 완성도에 대한 욕심으로 출시가 미뤄졌다. CES에서 해외 바이어들의 많은 문의가 있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며 완곡히 거절했다. 지난달 열린 CES 2023에서야 해외 시장 진출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장 대표는 그동안 제품 완성도를 위해 수면 유형 분석에 집중했다. 사람마다 다른 코골이 유형, 들숨과 날숨의 차이, 각기 다른 파장, 음악을 들으면서 자거나 음주 후 수면 상태 등 다양한 수면 상태를 AI로 학습시켰다. 미국, 일본 등에서 샘플도 판매했다. 소비자 피드백을 받고 데이터를 전수검사하는 등 모든 환경에서 제기능을 100% 발휘할 수 있도록 개발에 매진했다.
완성도에 대한 고집은 높은 고객 만족도로 돌아왔다. 구매자 전수조사를 실시한 만족도 조사 결과 5점 만점에 4.8점에 달한다. 80만~90만원 후반에도 기꺼이 옵션 추가를 선택하며 고가의 금액을 지불하는 고객도 늘어나는 추세다.
전원 버튼을 없애고 사용자의 취침·기상 상태를 파악해 자동으로 켰다 꺼지는 2세대 제품, 여러사람이 동시다발적으로 코를 골아도 사람마다 구별해 최적화 상태를 지원하는 미래형 제품 등도 개발 중이다. 국내 판매채널도 다각화한다. 조만간 대기업, 병원 등과 협업해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장 대표는 “'잠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수면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한 만큼 실질적으로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며 “슬립테크 선도 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다은기자 dand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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