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S일렉트릭, 3인 각자대표 체제 전환…구동휘 부사장 이사진 합류

오너 일가 첫 각자대표 올라
LS그룹과 사업 연계 시너지
수소 등 성장동력 확보 주력

구동휘 LS일렉트릭 부사장. [사진= LS일렉트릭 제공]
구동휘 LS일렉트릭 부사장. [사진= LS일렉트릭 제공]

LS일렉트릭이 구동휘 부사장을 새 이사진으로 합류시키고 3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2인 각자대표 체제가 된 지 1년여 만이다.

LS일렉트릭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구동휘 비전경영총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회사는 오는 3월 28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 안건을 통과시키는 것과 동시에 구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이로써 LS일렉트릭은 구자균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김동현 ESG 총괄, 구동휘 비전경영총괄 등 3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LS그룹 오너 일가가 LS일렉트릭 각자대표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 부사장은 1982년생으로,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겸 한국무역협회장의 장남이다.

LS일렉트릭은 전신인 LS산전 시절인 2018년 오너가인 구자균 회장과 박용상 사업총괄 부사장, 남기원 관리총괄 부사장 3인 대표 체제를 구축한 바 있다. LS일렉트릭은 남기원 부사장이 퇴임한 2022년 이후 2인 대표 체제를 유지해 왔다.

재계는 구 부사장이 오너 일가이지만 불과 1개월여 전에 LS일렉트릭에 합류했다는 점에서 이사진 합류가 전격적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보다 앞서 구 부사장은 LS그룹 핵심 계열사인 E1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 전무였다가 올해 1월 1일자로 부사장으로 승진, LS일렉트릭으로 적을 옮겼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LS일렉트릭이 3인 대표 체제를 유지한 것이 처음은 아니기 때문에 구 부사장의 이사진 합류가 생경하지는 않다”면서도 “오너가가 짧은 시일 내 기존에 전문경영인이 맡던 각자대표 자리에 올라 책임 경영에 나선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구 부사장은 비전경영총괄 대표이사로서 LS일렉트릭과 LS그룹 간 사업을 연계한 신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집중 영역은 수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LS일렉트릭은 오는 3월 정기주총 안건에 정관 변경을 포함했다. 기존에 없던 '(수소) 연료전지 사업 및 기타 발전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 관련 사업은 구 부사장의 전문 영역으로 꼽힌다. E1에서 수소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E1이 보유한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의 수소 충전소 전환을 중점 추진했다. 세계 최대의 대용량 수소 충전소를 짓기 위해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과 협력해 '코하이젠' 출자를 이끌었다.

특히 LS일렉트릭은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설계·조달·시공(EPC)이 가능하고, 수소연료전지까지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료전지 발전 사업까지 진출하면 수소 밸류체인 내 충전 및 활용 분야까지 역할이 가능하다. 구 부사장이 이를 발판 삼아 LS그룹 내에서 입지를 다질 여력은 충분하다. LS그룹은 오는 2030년 이후 구자은 LS그룹 회장을 이을 총수를 선임할 예정인 가운데 구 부사장이 사촌 등과 비교해 가장 앞섰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