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4년 만에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권 확보

TV조선 중계권 4년 만에 되찾아
영화 애정 남다른 李부회장 의지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등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의 주역 봉준호 감독(가운데)과 배우·제작진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등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의 주역 봉준호 감독(가운데)과 배우·제작진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CJ ENM이 미국 최대 영화상 행사인 '아카데미 시상식'의 중계권을 확보했다. TV조선이 중계권을 가져간 지 4년 만의 탈환이다.

CJ ENM 영화 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OCN은 다음 달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독점 생중계한다.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권 탈환은 영화사업에 애정이 많은 이미경 CJ 부회장의 위상을 고려한 결정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영화 등 K-콘텐츠 위상이 높아진 상황에서 세계 최대 영화 시장인 미국의 최고 시상식을 대표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CJ ENM에서 중계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반영된 결정이다.

CJ ENM이 투자·배급한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수상 당시 아쉬움도 작용했다. CJ ENM은 지난 2018년까지 영화 전문 PP 채널CGV(현재 OCN 무비스)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을 방영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9년 TV조선에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권을 내줬다.

결과적으로 2020년 한국 영화 101년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영화 '기생충'의 감독상·작품상·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 수상 순간과 봉준호 감독의 수상 소감을 생생하게 전달할 기회를 놓쳤다.

당시 '기생충' 제작 책임프로듀서(CP) 자격으로 수상 무대에 오른 이 부회장의 “한국 관객 여러분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는 소감도 TV조선 채널을 통해 전파됐다.

TV조선은 지난해까지 아카데미 시상식을 생중계했다. 2021년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조연상을 받고 지난해 시상자로 나선 순간을 중계하며 주목을 받았다.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 무대에 오른 최근 3년 동안의 생중계를 놓친 CJ ENM은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을 녹화방송으로 OCN과 티빙을 통해 내보냈다. 또 윤여정의 아카데미 시상기를 그린 예능 '뜻밖의 여정'을 제작, tvN에서 방송하며 아카데미와의 연을 되살렸다.

애초 CJ ENM이 투자·배급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 노미네이트될 것으로 점쳐졌다. 예비 노미네이트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달 최종 후보에 호명되지 못하며 불발됐다.

CJ ENM 관계자는 “K-콘텐츠 글로벌 위상이 올라갔고 해외에서도 한국 영화에 갖는 관심이 높아 앞으로 수상 기회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라면서 “영화 채널답게 전문성 있는 시상식 중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