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챗GPT' 파일럿(시험) 유료 버전을 출시한 가운데 응답 속도와 답변 내용 등이 일부 개선됐다. 최신 정보 반영, 새로운 기능 제공 등은 유료 모델 정착을 위한 숙제로 보인다.
오픈AI는 이달 초 미국에서 출시한 '챗GPT' 유료 버전인 '챗GPT 플러스' 서비스를 최근 한국에서도 시작했다. 월 20달러(약 2만55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이 서비스는 △무료 버전보다 빠른 응답 속도 △접속자가 몰린 상황에서 접속이 가능하다는 점 등이 특징이다.
응답 속도는 일부 빨라졌다.
챗GPT는 한글 질문을 입력하면 이를 영어로 번역한 후 다시 영어로 답변을 작성, 마지막으로 한글로 번역해서 출력한다. 영어로 질문을 입력하면 5초 만에 3∼5개 문장을 빠르게 작성한다. 한글로 질문을 입력하면 비슷한 수준의 답변 작성에 최소 15∼20초가 소요된다. 유료 버전은 무료 버전보다 다소 빠르거나 비슷했다. 특히 '일론 머스크는 왜 오픈AI를 떠났는가?' '한국 AI 기업의 수준은?'과 같은 즉답이 어려운 질문은 유료 버전 응답 속도가 빨랐다.
답변 수준도 유료 버전이 더 구체적이다.
'오픈AI 직원 수가 몇 명이냐'는 질문에 무료 버전은 “오픈AI 직원 수는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유료 버전은 “2021년 기준으로 700명 정도였다”면서 “회사가 지속 성장하고 운영을 확장하기 때문에 수치는 변경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다만 재차 질문하자 “나이지리아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따르면 200명 이상 직원이 있다”고 답하는 등 동일 질문에 다른 결과 값을 제공했다.
그러나 유료 버전이 자리 잡기 위해 서비스 개선은 지속 보완이 필요하다. 속도나 답변 품질은 높아졌지만 최신 데이터 미반영, 무료 버전과 차별화한 신기능 부족 등 개선이 필요하다.
최신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은 지속 언급되는 단점이다. 파일럿 수준이지만 챗GPT 플러스도 여전히 2021년까지 취합한 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답변했다. 한국에 유료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한국 정치·경제 관련 질문에도 2021년 기준으로 답했다. 튀르키예 대지진 등 최근 주요 세계 사건 역시 인지하지 못했다. 다만 '챗GPT 플러스'가 무엇인지 묻자 구체적으로 답하는 등 선택적으로 최신 데이터를 업데이트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픈AI가 챗GPT 유료 버전을 출시한 이유는 수익 확보 차원 때문이다.
오픈AI는 비영리 기업으로 출발했다. 현재는 비영리 기업과 영리 기업 혼합형 구조다. 챗GPT 출시 후 2개월 만에 사용자를 1억명 이상 확보하면서 운영비 이슈가 발생했다. 외신은 하루 최소 1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망했다. 서비스의 안정적 운영과 고도화를 위해 수익 확보는 필수다.
오픈AI는 신규 기능을 유료 버전에서 우선 제공하는 등 앞으로 버전별 차별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챗GPT 무료 버전은 호기심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유료 버전은 품질, 안정성 등이 담보되지 않으면 이용자 이탈이 늘 것”이라면서 “올해 안에 최신 데이터 업데이트를 통한 답변 품질 개선, GPT-4 업그레이드 등 기술이 유료 버전에 어떻게 접목·구현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