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유사한 '가짜' 온라인몰을 개설, 현금 결제를 유도한 뒤 잠적하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가전 수요가 늘어나는 시즌을 맞아 현금 할인을 미끼로 소비자를 유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LG전자는 최근 기업 온라인몰을 사칭한 피싱 사이트 피해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소비자의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문을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파악된 사기 수법은 가짜 LG전자 공식 온라인몰을 개설해 놓고 특정 제품 결제 시 추가 할인을 미끼로 무통장 입금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가짜 온라인몰은 10~20% 추가 할인율을 제시한다. 소비자가 현금 할인을 믿고 무통장 입금하면 수일 내 사이트를 폐쇄하고 잠적해 버린다. 사기범은 무통장 입금 결제 후 소비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070'으로 시작하는 전화번호로 주문 확인과 배송 예정일까지 공지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대기업을 가장한 피싱 사이트 시도는 꾸준히 이어졌지만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혼수, 월드컵, 연말 시즌 등을 맞아 가전 수요가 몰린데다 최근 경기 불황으로 주머니 사정이 얇아지면서 '할인'이라는 미끼 수법이 잘 먹혀 들어가기 때문이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가짜 LG전자 사이트 피해 사례가 다수 공유되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오픈마켓에서 LG전자 펫 공기청정기를 현금으로 결제할 경우 10% 할인해 준다는 말에 혹해 무통장 입금했다가 다음날 구매한 사이트가 없어졌다”는 사례가 올라왔다.
또 다른 피해자는 “네이버쇼핑에서 LG워시타워 최저가 사이트를 찾아 현금 결제했는데 배송일이 지나도 상품이 도착하지 않아 전화해 보니 전화번호는 물론 온라인 사이트까지 모두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하소연했다. 피해액은 70만~250만원까지 다양하다. 이 커뮤니티에는 사기 수법에 자주 등장하는 특정 계좌주 실명도 공개됐다.
피해가 늘자 LG전자는 공식 온라인몰을 방문하는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이 사실을 알리고 있다. LG전자는 공식 온라인 홈페이지의 팝업창을 통해 “최근 LG전자를 사칭하는 피싱사이트로 인해 피해 사례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공지했다. LG전자는 온라인 직영 쇼핑몰은 'LGE.COM/LGE.CO.KR'외 다른 도메인을 사용하지 않으며 할인 등을 이유로 개인·법인 명의 계좌 입금을 유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LG전자뿐 아니라 공식 온라인 대리점도 대응에 나섰다. 한 온라인 공식 대리점 관계자는 “최근 회사의 통신판매업 신고번호를 도용해 LG전자 제품을 판매하는 사이트를 확인했다”면서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사기 사이트 주소를 공지하고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가전 업계는 지나치게 저렴한 상품 소개는 가급적 의심하고, 무통장 현금 결제 유도는 피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공식 온라인몰'로 표기됐더라도 가격이 타 온라인몰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거나 현금 결제 유도 등 의심이 가면 본사 사이트에서 공식 인증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LG전자의 경우 공식 온라인몰 'LGE.COM' 내 'LG전자 온라인 공식 판매점 안내'를 통해 인증점을 확인할 수 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